<인생 전환 프로젝트>
인생 이야기 중
암은 고작 ‘한 페이지’
VOL.401 (화·수·목·금 발행)
2024-04-02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조직행동학 교수인 대니얼 케이블의 글을 연재합니다. 스타트업 기업부터 글로벌 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34세의 젊은 나이에 림프종 4기 선고를 받습니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순간, ‘삶의 마지막에 내가 가장 아쉬워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답은 바로 ‘내 삶을 이렇게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였습니다. 이때부터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암도 극복했습니다.


아미랑이 대니얼 케이블 교수의 이야기가 담긴 책 ‘인생 전환 프로젝트’의 내용을 1인칭 시점으로 편집해 칼럼 형식으로 싣습니다. 암 진단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암 경험자들의 주체적인 삶이 완성되도록, <인생 전환 프로젝트>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첫 번째 글에서 삶을 오롯이 ‘나의 삶’으로 변화시키라는 숙제를 하나 내드렸는데요. 다들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그리고 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보셨나요? 나의 잠재력을 찾는 것은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특히 암 환자에게 더욱 필요한 과정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이야기를 만들어볼 차례입니다.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암을 진단받으면 ‘내가 암에 걸린 사람이 됐다’는 사실에만 집중합니다. 생명이 위협받는 응급상황인 경우도 있지만, 암의 기수에 상관없이 ‘난 죽을 병에 걸린 사람이야’라며 암이라는 상황에 잠식돼버리는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지금 직면한 상황이 여러분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삶은 여러 장면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암 진단은 수백 또는 수천 장에 달하는 여러분 이야기 중 한 페이지일 뿐입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입니다. 나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누구와’ 함께 ‘어떻게’ 만들어갈지 생각해보세요. 그 이야기를 써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위 환경과 행동이 변화할 겁니다.


이야기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르겠다면 시간을 내서 잠시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성실한’, ‘긍정적인’, ‘활발한’, ‘진중한’ 등 자신을 나타내는 형용사를 적어 내려가 봅니다. 이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가 살면서 열심히 갈고 닦아온 잠재력의 핵심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활성화된 자기 개념’이라고 일컫습니다. 이를 토대로 자신의 모습을 활성화해 이야기를 채워 가면 됩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암이라는 벽에 부딪혀 멈췄다는 생각이 든다면, 암 진단이라는 상황에 제대로 몰입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암 종류나 예후가 어떻든 간에 살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남은 시간 동안 지난 인생에서 무엇을 가장 후회할 것 같은지, 주어진 시간을 투자해 꼭 바꾸고 싶은 건 무엇인지 고민해 보세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다보면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가 가장 감사하고 귀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암 진단 후, 나 자신으로 존재할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인생의 우선순위가 비교적 명확해졌습니다. 되짚어 보니 10년 이상 살아 익숙하지만 내 에너지의 생명력을 꺼뜨리던 이 동네에서 떠나고 싶었고, 반복되는 일상과 직업에 무료함을 느끼고 있었고, 아내와의 소통을 지독하게 미뤄온 상태였습니다.


마침내 석 달간의 항암 치료가 모두 끝나고, 제 몸속의 암세포가 대부분 사라졌을 때 제 이야기를 새롭게 써내려가야겠다 다짐했습니다. 변화의 파동 없이 지루하기만 하던 예전의 이야기는 막을 내렸습니다. 새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주위 풍경을 둘러보니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질 수가 없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우선순위를 재배열하고 그동안 저를 붙잡고 있던 갖가지 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사를 했고, 아내와 함께 상담을 받았고, 새로운 주제를 연구하고 가르쳤고, 내가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장면들로 이야기를 변화시켰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건강과 삶은 우리에게 당연히 주어진 권리가 아닙니다. 새로운 이야기에 접어들었을 뿐입니다. 삶의 변화를 기꺼이 맞이하세요. 여러분 모두가 각자의 단어에 상응하는 최고의 이야기로 인생을 완성시키기를 바랍니다.


/정리=최지우 기자 cjw@chosun.com
참고서적=인생 전환 프로젝트(더퀘스트 刊)
암에 걸리고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나아가, 암을 현명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아미랑과 함께하면 마음의 평안은 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