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보내는 편지>
“환자가 버티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도 없겠지요”
VOL.329 (화·수·목·금 발행)
2023-11-23

간암 4기로 수술 불가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있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판정을 받은 뒤 저를 찾아와 바로 면역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손 쓸 수 없는 상태’라는 말을 들었는데, 차츰 상황이 나아지자 그는 색전술을 한 차례 받았습니다. 복수가 차서 숨도 쉬지 못하던 몸이 밖으로 나들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그 이후 몸은 차차 좋아져, 여행도 다니고 운동도 하는 등 건강히 살고 계십니다.


이병욱 박사의 <풍경> 27.3x27.3cm Acrylic on canvas 2023


환자 분의 몸은 다른 치료를 받을 여력이 될 만큼 회복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면역치료만 하고 있습니다.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를 하고 있으면 피곤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체크만 하면서 신경을 끈다는 것이 그분의 철학입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몸에서 간염항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아니, 선생님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간염에서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던 죽음의 길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암을 극복하는 과정이 항상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닙니다. 간암을 앓았다가 간염항체를 키워낸 환자 분처럼 삶의 질을 얻으면서 암을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있습니다. 비법은 몸과 마음 그리고 가족과의 소통과 영혼의 상태를 주시하면서 천천히 가는 것입니다. 급하게 하면 치료도 체하는 법. 암만 바라보고 암의 속도에 맞추다 보면 환자는 속도에 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를 바라보고 환자의 몸 상태에 속도를 맞춰 필요한 치료를 선택해간다면 그 치료는 성공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치료할지를 환자가 결정할 수 있는가 입니다. 이 과정을 환자가 조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치의와 허심탄회하게 상의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항암제를 견딜 수 있을 지 없을 지부터 사소한 불편까지 상의해봐야 합니다. 환자들 중에 딱딱 소리가 나는 폐 MRI 촬영이나, 수치를 확인하기 위한 채혈검사를 그야말로 진저리 치며 싫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환자가 불편해하는 것은 보호자가 나서서 주치의와 잘 협의한 후 거르는 것도 지혜입니다.


암 치료의 매뉴얼이라고 하면 수술, 항암제, 방사선을 우선으로 합니다. 어떤 경우든 의학적 소견을 무시해선 안 됩니다. 다만 이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환자가 그 치료를 버틸 수 있게끔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환자가 그 모든 치료들을 버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항암 치료를 시행하는 환자들은 오심, 구토, 백혈구 감소, 적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소화 장애, 설사, 탈모, 손발 저림 등 부작용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면역치료를 함께 한 환자들은 이와 같은 부작용이 덜하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면역치료로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주면서 매뉴얼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면역치료란 넓게 보면 환자의 면역력 자체를 높여주는 치료이며, 좁게 보면 약물이나 약 등 처치를 통해서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입니다. 환자의 몸과 마음 상태를 차트의 숫자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겁이 많은 환자, 작은 부작용에도 공포를 느끼는 환자라면, 마음치료를 병행해 암에 담대해지는 자세를 키워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오늘도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진심으로 축복합니다!


/이병욱 드림
암에 걸리고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나아가, 암을 현명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아미랑과 함께하면 마음의 평안은 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