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빠르게 회복한 비결…
‘무한 긍정의 힘’
<아미랑 인터뷰>
VOL.278 (화·수·목·금 발행)
2023-08-22

방광암을 이겨낸 김준기(71‧경기도 광명시)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종양이 방광 주변을 침범해 소변이 샐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지만,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의료진에 대한 믿음으로 무탈히 극복했습니다. 그의 주치의인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김완석 교수도 함께 만나 이야기 나눴습니다.


방광암 3기를 이겨낸 김준기(오른쪽)씨와 그의 주치의인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김완석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죽을 병’이 아닌 ‘넘어야 할 산’이라 생각

김준기씨가 처음 암 진단을 받은 건 2022년 9월입니다. 혈뇨가 나와 동네병원에 갔다가 “큰 병원에 가보라”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곧바로 이대목동병원 비뇨기병원에 내원했습니다. 내시경 검사 결과, 방광암 3기였습니다. 3.6cm 크기의 종양이 오른쪽 요관(신장에서 방광으로 소변을 흘려보내는 관)을 침범해 방광 주변으로 소변이 새고 오른쪽 신장 기능도 많이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김씨가 진단받은 방광암 3기는 예후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5년 생존율이 77%로, 종양이 방광의 근육층까지 침범한 여부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입니다. 풍선처럼 생긴 방광은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을 잠시 저장해 두는 기관입니다. 방광에 암이 생겼을 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지만 대개 통증이 없어 질병이 악화된 다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씨는 방광암이라는 말을 듣고 덤덤했다고 합니다. ‘죽을 병’이라는 생각보다는 인생에서 넘어야 할 ‘산’이라 생각하며 의연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오히려 소식을 들은 아내와 아들이 많이 놀랐다고 합니다. 김씨는 아내와 아들을 껴안으며 “암은 이겨낼 수 있으니, 평소처럼 긍정적인 생각으로 지내자”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네 번의 항암 치료와 인공방광수술

방광암은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집니다. 뿌리가 얕은 비근침윤성 방광암인 경우는 방광절제술로 치료가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방광 근육을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의 경우에는 방광 및 주변 장기를 광범위하게 적출해야 하는 ‘근치적 방광 절제술’을 해야 합니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근치적 방광 절제술 이전 혹은 이후에 항암 치료요법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김씨처럼 방광 기능이 좋지 않을 경우, 방광을 절제한 후 소변주머니를 인공 방광으로 대체하는 ‘인공 방광 수술’도 시행합니다. 방광암 환자의 40% 정도가 인공 방광 수술을 받습니다. 


김씨는 암 진단을 받은 지 2주 만인 9월말, 암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신장 기능 보존을 위한 오른쪽 ‘신루 설치술’을 받으며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소변이 신장에서 방광으로 내려가는 통로인 요관이 손상되며 소변이 원활하게 내려가지 않아 신장 기능이 저하됐기 때문입니다. 그 후, 종양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수술 전 항암 치료를 3주 간격으로 네 번 투여했습니다. 


‘모범 환자’, 묵묵히 이겨내다

김준기씨는 이대목동병원의 인공방광센터에서 2023년 2월, 인공 방광 수술을 받았습니다. 김씨의 경우, 방광 기능이 좋지 않을뿐더러 종양의 뿌리가 깊어, 방광을 적출하는 게 예후에도 좋았습니다. 원활한 소변 배출을 위해, 방광을 들어내고 소장 일부를 잘라 동그랗게 방광 모양으로 만들어 요도에 붙여주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김씨의 주치의인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김완석 교수는 “장을 이용해 방광을 만드는 것으로, 방광의 기능을 절반 이상 대체한다”고 말합니다. 수술은 로봇으로 진행됐습니다. 한 달에 2~3건의 로봇수술을 하는 다른 병원에 비해, 이대목동병원은 1주일에 10건 정도를 시행합니다. 비록 로봇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술비가 고가이기는 하지만, 수술 부작용은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인공 방광 수술의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꼽히는 장 합병증(신우신염, 장마비)이 거의 없습니다.


인공방광수술은 수술 후의 ‘환자의 태도’가 아주 중요한 수술입니다. 전에 있던 방광이 아닌 새로운 방광으로,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방광은 원래 소변이 가득 차면 통증이 느껴지지만, 인공방광은 장이기 때문에 소변이 차도 통증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소변 마려움’을 인식하기 위해, 시간에 맞춰 소변을 보는 습관을 지녀야 합니다. 김준기씨는 소변 습관을 지니기 위해, 낮과 밤 상관없이 두 시간마다 화장실을 갔다고 합니다. 자다가도 화장실에 가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편리하게 소변을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김씨는 말합니다. 김완석 교수는 “김준기씨는 인공방광수술 후 저의 지시를 잘 따라오는 이른바 ‘모범환자’였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인공방광수술 후 적응 기간은 길게는 세 달 걸리는데, 김씨는 한 달 반 만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진에게 힘을 준 환자

치료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연속되는 항암 치료와 수술을 이겨내는 것은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힘들었다고 합니다. 힘든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김준기씨만의 ‘무덤덤함’이었습니다. 김씨는 암을 처음 진단받았을 때부터 암을 이겨낸 순간 후인 지금까지도 ‘나는 환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암 환자라는 틀에 박혀 불안하고 힘들어지기 싫었다고 합니다. 그저 마음 편히 몸에 필요한 것만 먹고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거기에 가족들의 힘이 보태졌습니다. 항암 부작용으로 입맛이 없을 때마다 아내가 매번 따뜻한 국과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김씨는 “아내가 만들어 준 떡국과 누룽지를 먹으며 치료 기간을 버틸 수 있었다”며 “아내에게 매번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김씨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암을 이겨내는 데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암에 걸리기 이전부터 낙천적이고 대범한 성격을 가졌습니다. 의료진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완치될 거라고 반복적으로 세뇌하며 암 투병을 이어갔습니다. 김완석 교수는 그 당시를 떠올리며 “12시간이 넘는 큰 수술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힘든 내색 없이 저의 손을 잡으며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다”며 “힘든 과정에서도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낫겠다는 의지를 잃지 않아준 김준기 환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회진을 도는 의료진을 만날 때마다 ‘오늘도 오셨냐’, ‘교수님 얼굴 봬서 기분이 좋다’며 늘 웃었습니다. 김준기씨의 이런 모습은 의료진에게 오히려 큰 힘을 불어넣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 덕분이었을까요. 김준기씨는 지금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입니다.


<김준기씨>


김준기씨./사진=신지호 기자


-현재 몸 상태가 어떤가요?

“여전히 잘 먹고 잘 자면서 암을 진단받기 전보다 오히려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졌습니다. 매일 규칙적인 식사는 물론 운동을 하다 보니 활기가 넘칩니다. 최근에는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두세 번은 지인들을 만나 바둑을 두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낮 시간에 집에 누워있거나 혼자 낚시를 다니는 등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게 전부였는데, 새로운 취미가 생긴 덕분에 조금이라도 더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암 진단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삶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긍정적입니다. 다만, 인공 방광 수술 후 운동 덕분에 빨리 회복한 것을 겪다 보니, 활기차게 생활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암 진단 전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있습니다. 매일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한 후, 한 시간 정도 걷습니다. 가족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더 행복한 인생이 됐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은?

“암을 처음 진단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암이라는 병 자체를 두려워하면 힘들어 질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처럼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고, 병실에서도 다른 환자들과 친구처럼 수다를 떨면서 지냈습니다. 무엇보다 교수님이 옆에서 걱정할 여지를 주지 않고 치료를 잘 해주셔서 믿고 따랐습니다. 가족들도 묵묵히 옆에서 ‘잘 될 거야’라고 말해줘서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암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한 마디.

“’나는 할 수 있다’를 되뇌세요. 암에 걸려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나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밥 잘 먹고 치료를 잘 받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저 주치의가 하는 말만 잘 듣고 그대로 실천해 보세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의지를 갖고 그대로 실천하다 보면 저같이 웃는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을 겁니다.”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김완석 교수>


김완석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김준기씨의 현재 상태는?

“김준기씨는 현재 종양이 완벽하게 제거돼 치료를 중단해도 재발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적 완치 단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주 건강한 상태입니다. 3개월 주기로 정기 검사를 실시해 추적 관찰 중입니다. 지금처럼만 유지된다면 완치까지 큰 무리 없이 지내실 수 있을 겁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만 유지한다면 오랫동안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실 거라 생각합니다.”


-김준기씨가 암을 이겨낸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암에 걸려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암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낸 게 암 치료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실제로 스트레스는 암 원인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과 예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암 환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김준기씨는 암 치료 과정에서 어떤 상황이 생겨도 항상 웃으면서 넘어가셨습니다. 이러한 김씨의 긍정적인 태도가 완치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많은 암 환자분들이 김씨의 이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따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투병 중이신 방광암 환자분들께 한 마디. 

“비뇨의학과의 경우, 남들에게 쉽게 알리기 힘든 병이 많습니다. 하지만 본인 암과 증상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해야만 그에 맞는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수술 후에도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김씨처럼 주치의를 믿고 주치의와 많은 것을 상의하고 공유하시다 보면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게 될 겁니다.


누구에게나 암은 찾아올 수 있습니다. 김준기씨 역시 불과 1~2년 전만 해도 암이라는 것은 남의 이야기였습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 치료 방법으로 김준기씨는 현재 종양이 완벽하게 제거된 건강한 상태입니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다시 건강해질 수 있으니, 미리 걱정하지 마세요.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마세요. 의료진을 전적으로 믿고 치료에 따라주시면 빠르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김서희 기자 ksh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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