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밥상>
챙겨 먹은 음식이
안 먹은 만 못할 때도…
VOL.236 (화·수·목·금 발행)
2023-06-07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특정 식품을 집중적으로 먹거나, 특정 성분만을 농축해서 먹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암 치료에 더 효과적일까요?


임상을 통해 예상치 못한 결과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당근, 녹황색 채소,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은 항산화 작용을 하며 항암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흡연자를 대상으로 했더니 베타카로틴을 약제로 복용하게 하자 오히려 폐암 발생률이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몇 해 전 국내에서도 큰 논란을 불렀던 호주 뉴사우즈웨일스 주 암 협회의 발표도 있습니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콩 보충제와 식물성 에스트로겐 보충제 섭취를 피할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콩에 든 이소플라본은 항산화 작용, 항암 작용을 하는 이로운 성분입니다. 그런데 유방암 환자는 콩 보충제를 섭취하지 말라뇨.



미국 국립암연구소 등 여러 연구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경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유방암 성장을 촉진시킵니다.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인 유방암 환자들에게는 과잉 공급된 이소플라본이 에스트로겐 역할을 함으로써 암 성장이 촉진되는 겁니다. 따라서 식품으로서의 콩 섭취는 적극 권장하지만 알약 등 이소플라본이 농축된 보충제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발표한 겁니다.


그렇다면 유방암 환자의 콩 섭취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암 예방을 위해 필요한 이소플라본의 양은 하루에 약 25mg입니다. 검은 콩으로 치면 90g 정도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매 끼니 20~40g만 먹어도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음식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콩자반 두 접시나, 두부 두 모나, 잡곡밥은 세 공기 정도입니다. 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콩나물, 두부, 콩국수 등 다른 방법으로 콩 성분을 섭취해도 좋습니다.


이처럼 콩이든 채소든 아무리 항암 식품으로 좋다고 알려진 식재료라 하더라도 과하면 안 됩니다. 좋다는 것에 혈안 돼 그 식품만 고집하다 보면 오히려 안 먹느니만 못 하는 경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된장이나 청국장의 나트륨이 위벽을 손상시켜 발암물질의 침투가 쉬워지고, 위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두려움에 발효 식품을 아예 꺼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된장이나 청국장이 가진 항암 효과는 분명합니다.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지만 않는다면 훌륭한 식품인데, 그 식품의 특정 부분만을 부각해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염으로 만든 된장·청국장을 고르면 좋고, 그게 아니라도 조리할 때 소금 대신 새우·다시마·표고버섯 등으로 간을 하고, 나트륨 배출이 잘 되도록 양파·파·애호박·배추 등을 넣어 끓어 먹으면 좋습니다.


뭐든지 ‘적당히’가 중요합니다. 음식에 강박을 갖지 말고 골고루, 균형 있게, 즐겁게 먹는다면 그게 바로 항암 식품입니다.


/한희준 기자 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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