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간병하기 힘드시죠?
혼자서만 끙끙 앓지 마세요
VOL.179 (화·수·목·금 발행)
2023-02-22

암은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도 잠식합니다. 환자를 보살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힘들어도 꾹꾹 참아오셨다면, 이제라도 스스로를 보살피세요. 환자의 좋은 예후를 위해서라도, 보호자의 정신 건강을 챙겨야 합니다.


오늘의 암레터 두 줄 요약

1. 암 환자 보호자의 우울증, 위험한 수준입니다.

2. 감정을 숨기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세요.


보호자의 우울감, 위험한 수준

암 환자의 보호자들이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국립암센터 국가암관리사업본부 박종혁 과장과 암검진사업과 박보영 박사팀이 2011년 전국의 암 환자와 보호자 990쌍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불안, 우울, 자살 충동 및 시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암 환자 보호자 중 82.2%는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었으며 38.1%는 불안 증상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또한 암 환자 보호자 중 17.7%가 지난 1년간 자살 충동을 느꼈고, 2.8%는 실제로 시도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팀이 2006년 1월~2016년 12월 사이에 암 진단을 받은 14세 미만 아동의 어머니의 정신 건강을 분석했습니다. 암 진단 이후 7년간 추적 관찰했는데요. 그 결과, 암이 있는 아이들의 어머니는 암이 없는 아이들의 어머니보다 진단 후 첫 해에 정신 건강 장애를 겪을 위험이 17% 컸습니다.


사회적 단절이 스트레스 유발

암 환자 보호자가 느끼는 스트레스의 주요 요인은 ‘두려움’과 ‘압박감’입니다. 먼저, 암이라는 질병에 두려움을 느껴 우울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예후에 대한 두려움이 보호자를 긴장하게 한다”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다 보면 인지 왜곡이 유발돼 우울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암 환자 보호자는 암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임감이 커질수록 압박감이 느껴집니다. 보호자의 일상은 붕괴되며 우울감이 악화되기 쉽습니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는 “암 환자를 돌보는 시간이 길수록 암 환자의 보호자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며 “이전과는 달라진 일상을 보내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암 환자를 돌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타인과의 교류가 줄어들어 사회적으로 고립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루 동안의 간병 시간과 간병 기간이 길수록 암 환자 보호자의 정신적 스트레스 수준이 심하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한규만 교수는 “감정을 호소하고 교류할 상대가 없으면 우울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호자가 건강해야 환자도 건강해

환자를 위해서라도 보호자는 스스로의 정신 건강을 돌봐야 합니다. 보호자가 우울하면 간병의 질이 떨어져 암 환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본인의 감정을 인지하고 공유하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조서은 교수는 “지인들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터놓고 말하면서, 간병 중 겪는 두려움이나 스트레스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며 “환자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자칫하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복지 서비스 적극 활용을

암을 진료하는 병원에서는 대부분 ‘암 생존자 통합지지 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암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삶의 질까지 개선할 수 있는 곳입니다. 다니는 병원에 관련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암 주치의에게 상황을 터놓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한규만 교수는 “만약 암 주치의가 해결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연결해주기도 한다”며 “암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들도 병원에서 적절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서희 기자 ksh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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