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밥상>
암 환자에게 ‘좋은 음식’은 뭘까?
VOL.143 (화·수·목·금 발행)
2022-12-20

암이라는 큰 병을 겪다 보면, 아무래도 ‘좋은 것’을 먹어야겠다는 강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미디어에 나오는 특정 식품 광고나 주변 사람들의 ‘카더라’ 통신에 더욱 솔깃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항암에 도움이 된다’는 식품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건강기능식품은 부족한 영양소 보충용

먼저, 건강기능식품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이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특정 영양소와 질병과의 관계를 파악해 인증 제도를 운영·관리하고 있습니다. 음식으로 채우지 못하는 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면, 혈중 비타민D 농도는 대장암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수술의 여파로 바깥 활동을 하기가 어려워 햇볕을 쬘 수 없는데다가 항암 치료 후유증으로 입맛이 떨어져 음식도 골고루 챙겨 먹기 힘든 대장암 환자라면, 비타민D 영양제를 복용하는 게 큰 도움이 되겠죠.


치료제와 혼동해선 안 돼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게 있습니다. ‘비타민D를 먹으면 대장암이 치료된다’고 오해해선 절대 안 된다는 겁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암 치료에 소홀해져선 안 됩니다. 너무 많은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을 한 번에 먹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서로 흡수를 방해하거나 복용 중인 약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성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섭취도 피하세요. 최근 ‘만능’으로 여겨지는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는 항암 치료 중인 분들이 먹어선 안 됩니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서 자칫 균혈증·패혈증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기능식품도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보고 골라야 하는 이유입니다.


비싼 면역력 증강 식품들, 경계해야

‘건강보조식품’ ‘면역력 증강 식품’ 등으로 불리는 것들은 조금 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차가버섯, 녹용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식품들은 의학적인 근거가 명확치 않은 게 대부분입니다. 미국 등 수 많은 국가에서 건강보조식품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인데, 암 환자에게 도움이 되므로 섭취해야 한다고 입증된 것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식품들은 대부분 비쌉니다. ‘먹어서 나쁠 것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먹어서 나쁜 경우 있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는 도중이거나 간수치가 높은 분들입니다. 간·신장에 무리가 갑니다. 이식 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분들도 섭취를 삼가는 게 좋습니다. 이식한 장기에 거부반응이 생기지 않도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것인데, 이때 면역력 증진에 좋다는 식품들을 먹으면 약효가 상충돼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밥상에서 찾는 좋은 음식들

좋은 것을 먹어야 건강해지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농축됐다고 좋은 게 아니고, 비싸다고 좋은 것도 아닙니다. 암을 치료해주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암을 치료하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암과 잘 싸워 이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려면, 모든 영양소를 균형 있게 골고루 먹으라”고 말합니다. 양질의 단백질, 신선한 채소, 덜 정제된 탄수화물을 매 끼니 먹는 게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겁니다. 싱싱한 고등어구이 한 토막, 제철인 무 넣어 지은 고슬고슬한 밥 한 공기, 배추 댕강 넣어 끓인 된장국 한 그릇…. 좋은 것, 멀리서 찾지 마세요!



/한희준 기자 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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