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랑 밥상>
암이라는데, 식단 어떻게 바꿀까요?
VOL.135 (화·수·목·금 발행)
2022-12-06

병원에서 암을 진단받고 집으로 돌아와 막막한 것 중 하나가 식단을 짜는 일입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암을 더 키우진 않을까’하는 염려와 ‘투병을 위해서는 잘 먹어야 한다던데’라는 불안감 때문에, 일평생 먹던 식단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지지요. 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게 음식에 관한 것이라고 합니다. 암 진단 직후부터 치료가 끝난 이후까지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고민인 분들을 위해, ‘아미랑 밥상’을 연재합니다. 격주 화요일마다 암 환자를 위한 식사 가이드를 제시해드리겠습니다. ‘아미랑 밥상’은 위암 명의로 꼽히는 노성훈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CJ프레시웨이가 펴낸 ‘최고의 암 식사 가이드(비타북스 刊)’의 내용을 참고합니다.


암 치료의 기초가 되는 게 식사입니다. ‘잘 먹어서’ 체력을 기르면 치료 효과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치료 과정 중에 생기는 부작용도 감소하고요. 그렇다면, 암 진단 직후에는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 걸까요?


식습관 당장 바꿀 필요는 없어

암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식단을 당장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먹는 음식을 바꾼다고 바로 암이 없어지는 게 아니고, 먹던 음식을 며칠 더 먹는다고 해서 암을 더 키우는 것도 아닙니다. 특정 암은 식습관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먹는 게 암의 유일한 유발 인자는 아닙니다


암에 걸렸다고 당장 식습관을 뜯어 고쳐야 하는 건 아닙니다. 치료 전에 체력을 기른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섭취하세요./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오히려 식단을 무리해서 바꾸면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습니다. 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안 그래도 마음을 힘들고 무겁게 만드는데, 평생 먹던 식단을 한 번에 180도 바꾸려다 보면 더 힘들어집니다. 몸이 적응하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밥입니다. 흰쌀밥만 먹던 사람이 암에 걸린 후에는 현미밥을 먹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미밥은 거칠어서 백미밥보다 더 많이 꼭꼭 씹어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그동안의 습관 때문에 현미밥을 몇 번 대충 씹다가 삼키면, 소화 장애로 고생하게 됩니다. 이런 분들은 밥을 지을 때 처음부터 백미를 현미로 모두 바꾸지 말고, 현미를 한 줌만 넣어 보세요. 현미의 식감에 적응이 돼 씹는 횟수가 많아졌을 때 서서히 현미의 양을 늘리고 백미는 줄이면 됩니다.


극단적인 변화는 지양해야

‘고기가 몸에 안 좋다’는 막연한 생각에 고기는 멀리하고 채소만 잔뜩 드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기는 필수아미노산, 철분 등 건강한 세포의 원료인 영양소를 공급하는 좋은 식재료입니다. 고기를 과다 섭취하는 건 피해야겠지만, 지속적으로 적정량은 드시는 게 좋습니다. 다만, 평소에 고기를 너무 많이 드셨던 분들이라면 생선, 달걀, 두부 등 조금 더 다양한 단백질 식품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채소를 많이 먹을수록 좋은 건 맞습니다. 생리활성을 돕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암의 종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채소가 복부 팽만감을 일으켜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생 채소보다는 삶거나 데쳐서 먹으면 소화가 훨씬 잘 되고, 부피가 줄어들어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가 수월해집니다.


체력 기르는 데 초점 맞추면 좋아

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기 전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를 잘 견딜 수 있는 몸을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치료 받으려면 잘 먹어두라’는 주변인들의 말만 듣고 무작정 식사량을 늘리면 소화 장애나 체중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겪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식사량을 줄이거나 평소 먹지 않던 음식들로 편식하면 스트레스뿐 아니라 체력 저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평소 먹던 식단에서 질 좋은 단백질 식품을 매 끼니별로 한두 가지 추가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체력을 길러두면 이후 진행될 치료 과정을 견디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암 진단 후 조급하게 식습관을 바꾸기보다는 평소 먹던 것에서 건강한 음식을 조금씩 추가한다는 생각으로 서서히 입맛을 길들이시면 좋겠습니다. 아직까지 입맛이 남아 있을 때, 자신에게 맞는 건강 식단이 무엇인지 시험해보고 다양한 음식의 식감과 맛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한희준 기자 hj@chosun.com
암에 걸리고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나아가, 암을 현명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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