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보내는 편지>
좋은 의사를 만나는 방법
VOL.125 (화·수·목·금 발행)
2022-11-17

환자와 이야기하다 보면 환자들의 이런저런 불만을 접하게 됩니다. 덕분에 저는 의도치 않게 어떤 병원의 아무개 의사는 이렇게 하고, 또 어떤 병원의 아무개 의사는 저렇게 한다는 등의 평가까지 두루 꿰게 되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담보로 투병하는 것이니만큼 환자와 보호자는 의사에 대해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암 치료를 잘 받기 위해서는 좋은 의사를 만나야 합니다. 만약 수술을 해야 한다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의사를 수소문해 찾는 게 좋겠지요. 하지만 대부분 좋은 의사들은 예약이 밀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선으로 다른 의사에게 가는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수술은 중요합니다. 환자마다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개복한 다음 순간적으로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의사라야 합니다. 수술 테크닉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수술을 잘못할 경우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심하고, 심지어 재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약물 치료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그 분야에서 최고의 의사를 찾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경과를 잘 추적해 가면서 약물의 진행 속도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고 세심한 의사에게 치료를 맡기는 게 좋습니다. 좋은 의사를 찾아가는 것만 해도 투병의 30% 이상은 성공한 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병욱 박사의 작품 <일상> 130X260cm 장지에 혼합재료 2022


좋은 의사를 찾으려면 우선 의사들에게 수소문해보는 게 좋습니다. 일반인들이 아무리 유명하고 좋은 의사라고 믿고 있어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럼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일까요?


좋은 의사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의사들이 인정하는 의사입니다. 의사들은 인정에 인색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어떤 의사가 실력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누가 어떤 수술을 잘한다는 테크닉에 관한 것뿐 아니라, 누구의 환자가 경과가 좋다는 것까지 현장에서 직접 부대끼다 보면 모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의사들은 공부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의사를 인정하는 편입니다. 의사들이 인정하는 의사가 누구인지 환자 입장에서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진료실에서의 모습을 비추어 가늠해볼 수는 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환자를 잘 섬기는 의사, 환자들의 말을 다 들어주는 의사는 좋은 의사라 볼 수 있습니다. 환자가 말할 때 차트나 들여다보고 환자가 묻는 질문에 마지못해 몇 마디 대답해 주는 의사는 결코 좋은 의사가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것에 옥석이 섞였듯 사명감이 있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 중에서 진짜 옥을 고를 수 있어야 합니다.


환자의 눈높이에서 환자가 궁금해 하는 것을 성의껏 잘 설명해 주는 친절한 의사인지도 확인해 보세요. 의사들도 평소 환자에게 정확한 의사 전달을 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표현력을 익혀두어야 합니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내어 충분히 설명하려면 표현이라는 기술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부지런한 의사를 찾는 것도 좋습니다. 자기 환자에게 유독 헌신적인 의사들이 있습니다. 간호사나 의료진들 사이에서 환자를 잘 챙기는 의사는 익히 소문이 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를 위해 기도하는 의사를 찾아야 합니다. 수술하기 전날 환자를 위해 기도해 주는 의사와 수술 전날 술을 마시는 의사는 환자를 대하는 기본 태도 자체가 다릅니다. 따뜻한 조언과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의사는 환자의 투병 의지를 북돋우게 마련입니다.


의사라면 자기 환자를 끝가지 책임지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투병이 시작되면 의사, 환자, 보호자는 2인3각 경기를 하는 것처럼 서로 발을 묶고 완치를 향해 전진하는 관계가 됩니다. 이 세 명의 화합과 밸런스가 중요한데, 그 중에서 의사가 나 몰라라 하면 환자와 보호자는 절망하게 됩니다.


반대로 의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환자 역시 좋은 환자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환자가 좋은 환자일까요? 의사에게 격려해 주는 환자가 있습니다. 제 환자 중에는 “오늘은 피곤해 보이세요. 웃으세요”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분이 계셨습니다. 육체적으로 고단할 때 그런 위로를 받으면 의사로서 큰 힘을 얻게 됩니다. 가끔은 진료실 밖으로 밀어내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환자를 만날 때도 있습니다. 팔짱을 낀 채 ‘네가 뭘 알겠느냐’는 것처럼 따지듯 묻는 환자가 있습니다. 이들은 꼭 의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하려고만 합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도 인간 대 인간의 만남입니다. 의사는 신처럼 전적으로 인간의 허물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환자가 따지려 들고, 믿지 않으려 하면 의사도 환자를 피하게 됩니다. 반대로 의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기대면 의사들도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좋은 의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사를 먼저 신뢰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병욱 드림
암에 걸리고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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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랑과 함께하면 마음의 평안은 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