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예술을 만나면>
나만의 ‘마음 속 정원’을 가꿔보세요
VOL.85 (화·수·목·금 발행)
2022-09-07

갑자기 찾아온 암이라는 질병은 우리의 마음을 두렵고 불안하게 만듭니다. 어느 날은 긍정적인 마음을 다해 힘을 내보지만 어느 날은 세상에 이렇게 아프고 힘든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 외롭고 우울해집니다. 또 어느 날은 ‘왜 내가 아파야 하는지?’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렸는지?’ 화가 나는 감정을 겪기도 하지요. 몸도 아픈데 오락가락하는 날씨처럼 종잡을 수 없는 나의 감정 때문에 더 지치거나 무기력해지지는 않나요?


예측하지 못했던 암 진단 이후, 처방된 치료를 성실하게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처럼 환자의 심리‧사회‧영적 관리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연결돼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말이겠지요. 하지만 우린 우리의 감정을 잘 돌봐주지 못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내가 먼저 챙기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나의 감정을 먼저 알아 차려주지 않고 나의 감정을 돌봐주지 않는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미술치료사인 저는, 질병의 여정에서 지친 여러분 마음을 스스로 돌보는 방법을 제안하려 합니다. 이 시간을 통해 그동안 보살피지 못했던 자신의 연약한 감정을 보살펴주고, 상처받는 마음을 두 팔 벌려 안아주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그 과정은 매서운 바람에 코끝마저 시려오는 차가운 겨울날이 지나고 언 땅에서 새싹이 돋아 올라 어느새 봄을 맞이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드리는 첫 번째 제안입니다. 잠시 쉬어가는 곳, 내면의 정원을 준비하세요.

김태은 교수가 그린 '내면의 정원'

정원을 소유한 사람들은 계절에 순종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땅을 일구기 위해 계획하고 정성을 들입니다. 진딧물이 붙은 꽃나무를 살피고 바람에 쓰러진 꽃대가 있다면 지지대를 만들어 주지요. 캄캄한 밤 초대하지 않은 동물이 와서 내가 소중하게 키운 꽃밭을 엉망으로 만든다면 그 동물들이 다시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높은 울타리를 세워 내 땅을 지켜내야지요.


어떤 정원을 꾸미고 싶은가요? 흐드러지게 꽃이 많이 피는 정원이 좋으신가요? 꽃보다 의자와 테이블을 많이 놓고 주변 지인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유기견이나 유기묘에게 안전한 공간을 내어주는 그런 넉넉한 인심이 담긴 공간이길 원하시나요?


우리의 내면에는 심리적 공간이 존재합니다. 그 안에서 온전히 내가 주인이 돼 주체적으로 나에게 주어진 그 공간을 아름답게 가꿔보세요. 누구를 위한 공간이 아닌, 나를 위한 공간, 나를 위로하는 공간, 나를 돌보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상상해보셔도 좋습니다. 이러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상상은 실제 일상에서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며 행동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들 내면의 정원에서 자라게 될 풍성한 열매와 초록의 생명들을 기대합니다.


실제 작업해보실 수 있다면 눈을 감았을 때 떠오른 정원의 한 장면을 그려보세요. 떠오르는 글귀가 있다면 글을 적어보셔도 좋습니다. 실제 작업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함께 마음속으로 반짝이는 정원을 꿈꿔본 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하나의 캔버스가 돼 담아냈으니까요.


저는 마음 속 정원을 상상하며 위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누구나 잠시 쉬었다가 갈 수 있는 물가가 있는 정원입니다. 제 정원을 찾아주는 친구들에게는 더위를 피해 선선한 바람을 선물해주고 밤새 제 정원에 놀러 오는 동물들에게는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물 한 모금을 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꿈꿉니다. 제 단짝 강아지와 함께 이곳에서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언제든 제 정원에 놀러오세요!


/김태은 드림
암에 걸리고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나아가, 암을 현명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아미랑과 함께하면 마음의 평안은 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