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입력 2020.10.13 07:00

"B세포 활성화로 중증… 루프스병과 유사"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
미국 연구팀이 코로나19와 자가면역질환 루푸스병 간의 유사성을 발견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은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많은 양의 '항체'를 생성한다. 항체는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과도하게 생성된 항체는 오히려 코로나 환자에게 독으로 되돌아온다. 바이러스를 공격해야 하는 항체가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해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미국 에모리대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B세포' 활동 교란으로 인해 나타나는데, 이는 루푸스병과 유사한 기전으로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루푸스병과 유사성 발견… 정상 세포 공격해
에모리대 연구팀은 에모리 대학병원에서 코로나 치료를 받은 외래 환자 7명, 중환자 10명, 건강한 대조군 3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중증 코로나19가 루푸스병(전신홍반루푸스)이라는 자가면역질환과 유사점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루푸스병의 급성 발적 증상과 유사한 면역 세포 활성화 반응을 발견한 것이다. 특히 중환자 집단에 속한 환자일수록 '여포성 B세포(Extrafollicular B cell)'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루푸스병은 면역계 이상으로 인체가 정상 세포를 스스로 공격하는 질환을 말한다. 여러 원인으로 인해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외부항원)과 자기 몸의 세포를 구별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자기 자신의 체성분을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생성한다. 자가항체가 쌓이면 루푸스병, 류마티스 질환 등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 이 자가항체를 생산하는 게 바로 B세포다. 실제 루푸스병 치료를 위해 B세포 활성화를 억제하는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코로나19와 루푸스병 간의 유사성이 발견된 것은 코로나19 역시 면역 작용에 의한 질환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무증상·중증 엇갈리는 원인은 'B세포', 면역 치료가 해법
일부 코로나19 환자에게서 B세포가 과활성화되는 루푸스병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코로나19의 특징 중 하나는, 증상이 없거나 약한 감염자와 중증 감염자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라며 "B세포의 과활성화가 코로나19를 악화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한편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코로나19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덱사메타손' 등 항염증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코로나 유행 초기에 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덱타메타손, 항인터루킨(IL-6) 제제 등 면역 조절 치료의 효과성에 대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주도한 이그나시오 산즈 박사는 "조절되지 않는 면역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해당 면역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면역 치료가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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