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유전체 분석·수술 후 케어… '표준치료' 넘어 癌 정복 최전선에

입력 2020.03.18 04:00

주목! 이 병원_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

11개 다학제 협진팀 운영
과감한 시도로 완치율 높여
로봇 경구 갑상선암 수술 등
획기적 수술법 세계 최초 개발
정밀의료·임상시험도 적극

수술·항암 이후엔 삶 케어
선배 환자와 커뮤니티
정신종양클리닉도 운영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는 떠오르는 '강자'다. 대학병원에서는 다소 늦은 2017년에 현재 위치에 암센터를 확장 이전했지만, 적극적이고 새로운 수술 기법을 통한 과감한 치료로 성장하고 있다. 2017년에 비해 2019년 외래·입원 환자수가 2배 늘었다. 신규 등록된 암환자 수는 같은 기간 25% 증가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암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찾아오고 있다. 지난 1년간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약 1400명의 암환자가 방문했다.

◇새로운 암 수술법 개발에 적극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에는 대장암·위암·간암·혈액암 등 11개 다학제 협진팀이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김선한 암센터장은 "각 의료진은 치료 전문성이 높아 교과서에 나온 표준치료 외에도 필요하면 적극적이면서도 과감한 치료를 통해 완치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암의 경우는 로봇수술을 특화했다. 직장암은 골반 속 깊은 곳에 위치하고 방광과 자궁 등 다른 장기와 붙어있기 때문에 수술이 까다롭다. 로봇을 이용하면 좁은 공간에 쉽게 들어갈 수 있어 정밀한 절제가 가능하다. 김선한 암센터장은 세계 최초로 직장암 로봇수술법을 개발했으며, 2017년 미국대장항문학회에 직장암 로봇 수술이 복강경 수술보다 수술 합병증이 낮은 것은 물론 생존율까지 높다는 것을 입증했다.

유방내분비외과 김훈엽 교수는 입안으로 로봇 팔을 넣어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로봇 경구 갑상선암 수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외부에 흉터가 없이 수술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수술법이다. 이 외에 근치적 방광 절제술 아시아 최다 시행, 흉터 크기를 10분의 1로 줄인 로봇 유방 재건술 4000례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최신 장비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방사선암치료기 핼시온 2.0(Halcyon 2.0)을 아시아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 장비에 비해 치료 시간이 단축돼 환자 자세와 방사선량 전달 오차를 최소화했다. 전립선암은 전립선 조직을 무작위로 8군데 찔러 조직을 확보한 뒤 검사를 하는데, 잘못 찌르면 진단을 못할 수 있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초음파 영상을 융합한 특수 장비를 도입해 암이 의심되는 부분만 선택적으로 검사해 정확도를 높였다.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 다학제 협진팀은 최적의 치료법을 환자와 함께 선택한다. 환자의 치료 참여율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 다학제 협진팀은 최적의 치료법을 환자와 함께 선택한다. 환자의 치료 참여율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개인 맞춤 정밀의료, 국가 주도 연구

개인 맞춤형 암 치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정밀의료'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밀의료는 환자의 유전체 정보와 생활 환경, 습관 정보 등을 토대로 각각의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의미한다. 고려대안암병원은 2017년부터 정밀의료 국가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54개 병원, 지금까지 5400여 명 암환자의 유전체를 등록하고 분석했다. 암환자 유전체 등록과 분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특정 항암제에 효과가 있을 것 같으면 임상시험에 참여시킨다. 현재 사업단에서 열고 있는 임상시험은 15개다. 고려대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열홍 교수(암 정밀의료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 단장)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형 항암제 투여가 가능해지면 암 치료 성적은 높아진다"며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어서 그에 맞는 항암제를 투여할 수 있는 경우는 현재 10% 밖에 되지 않으므로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회"라고 말했다.

김열홍 교수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암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았고 얼마나 생존했는지 등에 대한 임상정보도 축적 중"이라며 "유전체 분석에 임상정보 데이터까지 쌓이면 암의 새 표준 치료법까지 만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암환자 삶의 질 높이는 '포괄적 치료'

암 이후의 삶까지 케어하는 '포괄적 치료'를 지향한다. 암을 먼저 극복한 '선배' 환자들이 자원봉사자가 돼 자신과 동일한 암을 겪는 환자에게 암 극복 과정을 공유하고 정보를 주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선한 암센터장은 "암을 극복한 환자에게는 봉사라는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암 치료 중인 환자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암환자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정신종양클리닉도 있다. 유전성 암을 가지고 있는 환자나 그 가족에게 상담이나 2차암 관리법을 알려주는 유전성암클리닉도 운영하고 있다.


김선한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장

환자별 최적화 '맞춤형 치료'
완치 이후 준비 '포괄적 치료'
두 개의 무기로 癌과 싸우죠


"암환자 개인에게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와 함께, 암 수술과 항암치료 이후의 삶도 생각하는 '포괄적' 치료를 하겠다."

김선한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장
김선한 고려대안암병원 암센터장
고려대안암병원 김선한 암센터장의 말이다. 그는 "개인 맞춤 치료를 위해 여러 진료과가 한 명의 암환자를 상대로 최적의 치료법을 도모하는 다학제 진료를 하고 있다"며 "각 진료과 전문의가 논의를 통해 치료법 순위를 매기면, 환자가 자신의 나이나 사회경제적 환경을 고려해 치료법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환자 스스로가 치료법을 선택하고 치료 목적과 효과를 이해하면 치료 참여율이 높아지고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김선한 암센터장은 설명했다.

재발암이나 전이암 같은 난치암 환자도 포기하지 않는다. 김선한 암센터장은 "우리 병원 의료진은 교과서적인 치료 외에 새롭고 전문적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이런 도전이 쌓여 암 치료 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암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는 포괄적 치료에도 관심을 둔다. 김선한 암센터장은 "암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무엇을 먹느냐 하는 것"이라며 "의사들은 진료를 하면서 답을 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암센터 내 영양사가 상주해 환자에게 정보를 준다"고 말했다. 현재 신축 중인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가 완공되고 8월 중에 암센터가 이전하면 식사 상담 공간, 외래 항암실 등 환자 편의 공간이 늘어난다.

한편, 암환자 편의를 위한 디지털 기술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암환자 전용 앱(가칭 KUMCARE APP)을 개발해 환자들의 대기 시간 안내, 의료진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암 치료 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암환자 교육을 위해 암종별 영상콘텐츠도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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