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 자녀 '정신' 건강 위해… 부모가 해야 할 노력

입력 2019.11.11 14:08

딸 위로하는 엄마
부모는 자녀가 수능을 치르고 나서 겪는 정서적인 변화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수능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는 자녀가 수능날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수능 후 정신건강 관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제 수능을 비롯한 입시 일정이 끝난 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을 찾는 학생이 적지 않다. 자기 성적에 낙담해 일탈행위를 하거나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허탈함·무기력감과 함께 우울증 찾아오기도

입시가 끝난 수험생은 지나친 긴장 후에 과도한 허탈감을 느끼거나 시험 결과에 낙담해 심한 무기력감에 빠질 수 있다. 이를 통제하지 못해 시험 결과에 대한 실망감과 비관적인 생각이 깊어지면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주변 일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말이 없어지고 ▲​행동이 느려지고 ▲​쉽게 피곤해하고 ▲​초조해하고 ▲​과도한 죄책감을 느끼고 ▲​우유부단하고 ▲​죽음에 대한 반복적 생각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을 나타내는 행동 양상을 동반한다. 일부는 비전형적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쉽게 짜증을 내고, ​반항적인 태도나 폭력적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학교에 ​무단결석을 하거나 가출하거나 폭식하거나 수면을 너무 많이 취할 때도 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주 교수는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평소 시험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거나 완벽주의 성향이 있었던 학생은 기대 이하의 성적에 더 큰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자신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여 괴로워하고, 부모와 주변 사람(친구나 선생님)으로부터 기대한 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비관한다.

자녀와 대화 시간 늘리고, 의견 존중해줘야

​학부모는 입시 후 자녀에게 급격한 정서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김은주 교수는 "입시가 끝난 다음 자녀가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고통을 겪지 않게 하려면 부모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시험 전에 격려해주는 것도 좋지만 시험이 끝난 뒤에도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상 행동을 보이지는 않는지 살피고 파악해야 한다. 대화의 시간을 늘려 아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생각과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더불어 입시라는 것이 인생의 여러 과정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게 돕고, 앞으로 공부 이외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자녀가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보고 입시가 아닌 다른 목표를 설정하게 하는 것도 좋다.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궁극적으로 시험 후 찾아오는 허탈함, 우울한 감정들을 극복하게 하는 좋은 요인이 된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부모는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자녀를 책망하거나 실망감을 표해서는 안 된다"며 "결과가 좋지 않아도 자녀의 있는 모습 그대로가 부모에게 소중하고 사랑스럽다는 것을 충분히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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