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생긴 아픈 멍울, 손으로 짜면 안 돼요

입력 2019.06.25 09:10

표피낭종

직장인 박모(27)씨는 피곤할 때면 귓불에 몽우리가 잡히고 아프다. 자연스럽게 없어질 때도 있지만, 증상이 오래 가고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통증이 심해 일상이 불편할 때가 많다. 손으로 짜봐도 효과가 없고 오히려 염증이 심해졌다. 병원을 찾았더니 '표피낭종'이라며 수술로 제거하지 않으면 완치가 어렵다고 했다.

◇손으로 짜면 염증만 악화

표피낭종은 피부 진피 내에 표피 세포로 이뤄진 주머니가 생겨 안에 피지와 각질이 차는 것이다. 연세스타피부과 정지인 원장은 "표피는 진피 위쪽에 있는데, 여드름, 아토피, 피부 손상 등의 이유로 진피 쪽에서 표피 세포가 자라며 주머니를 만든다"고 말했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모낭이 꽉 막히거나 외상 등에 의해 터지는 과정에서 표피 세포가 진피 세포로 옮겨지며 주머니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간혹 표피 낭종이 터지면 악취를 내며 치즈 같은 물질로 배출된다. 귀를 포함한 얼굴에 가장 많이 생기고, 등, 목, 팔 순서로 흔하다.

피부 안에 생긴 작은 주머니에 각질 세포가 차는 표피 낭종은 수술로 제거하지 않으면 재발이 쉽다.
피부 안에 생긴 작은 주머니에 각질 세포가 차는 표피 낭종은 수술로 제거하지 않으면 재발이 쉽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귀와 얼굴 부위에 많이 생기는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당 부위에 여드름과 피지가 잘 생기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임이석 원장은 "표피낭종이 처음 생겼을 때는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세균 감염이 이뤄지면서 빨개지고 아프다"고 말했다. 한 번 발생하면, 이후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질 때 염증이 재발하기 쉽다. 국내 표피낭종 환자 수는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 국내 19만7210명에 달한다.

박씨처럼 표피낭종을 손으로 짜는 것은 금물이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표피낭종 안에는 여드름 피지보다 딱딱한 '케라틴' 성분이 많고, 주머니와 피부 밖을 연결하고 있는 구멍도 매우 좁아 손으로 쉽게 짜지지 않는다"며 "압력으로 주머니가 피부 안에서 파괴되면 피부 내부 손상이 심해져 오히려 회복 기간만 길어진다"고 말했다. 정지인 원장은 "피부 안에서 표피낭종이 터지면 주변 조직과 유착이 많이 돼 수술을 하더라도 말끔히 제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표피낭종이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면 주머니 크기가 점점 커지기도 한다.

◇주머니 제거 수술 고려해야

표피낭종은 외부 접촉이 없으면 염증이 완화되면서 크기가 줄어든다. 따라서 손으로 만지지 않고, 통증이 심한 경우 항생제 등을 처방받아 크기가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것이 방법이다. 하지만 주머니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한 재발이 잘 된다. 이로 인해 일상에 지장받는 사람은 병원에서 국소마취 후 피부를 작게(보통 3㎜ 이상) 절개해 케라틴 덩어리를 빼내고 주머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김범준 교수는 "귀에 잦은 표피낭종은 귀를 자주 후비고 만지는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며 "귀에 손을 대는 습관을 버리고, 잘 때는 되도록 천장을 보고 누워 귀가 베개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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