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사망률 2위 간암…40대부터 간 검사 꼭 받으세요”

입력 2019.05.28 14:22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간암 명의'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신체대사, 면역, 해독 등 다양한 일을 하는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문제가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 암에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협적인 암으로 꼽히는 ‘간암’은 재발률이 높고 전체 암사망률 중 2위를 차지한다. 따라서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암 명의로 알려진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를 만나 간암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사진=은평성모병원 제공

-재발률 높기로 유명한 간암, 그 이유는

의사들은 암이 발생한 간을 ‘잡초밭’으로 비유하곤 한다. 아무리 잡초를 뽑아내도 다시 자라나는 것처럼 간암은 한번 생기면 쉽게 재발되기 때문이다. 보통 만성간염에서 간경화로, 간경화에서 간암으로 악화되는데 이때 기간이 10년~20년으로 상당히 길다. 초기증상이 없기 때문에 발견이 어렵고 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히 악화된 경우가 많다.

-간암 치료 시 조기발견이 중요한데

간암 중 크기가 2~3cm인 것을 소간암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치료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크기가 3cm가 넘는다면 다른 세포로 전이됐거나 암세포가 이미 혈관으로 퍼졌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간암은 최대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며 실제로 간암이 작을 때 치료하면 재발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초기증상 없는 간암, 최대한 빨리 발견하려면

세계적인 수준인 우리나라의 국가암검진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1년에 2번 초음파나 영상학적인 검사를 받으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특히 40세 이상이거나 만성 B형·C형 간염 환자, 간경화 환자는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검사받는 비율이 50%도 채 안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간 사진
간은 암에 걸려도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40대부터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B형간염 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예방법은

B형 바이러스는 산모가 임신했을 때 태아에게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출생 직후 아기는 예방접종을 필수적으로 받는다. 또 출생을 앞둔 산모가 보균자라면 출산 8주~12주 정도를 앞두고 약을 먹는 방법이 있다. 만성간염이나 간경화 등 이미 간질환자라면 최대한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 간암 환자라고 해도 암 치료 전후로 추가적인 바이러스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C형 간염도 주의해야 한다. C형간염은 B형보다 만성간염, 간경화증, 간암으로 악화되기 쉽다. 실제로 급성 C형 간염환자 중 약 80~90%가 만성화되며 이 중 20%가 간경화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전체 감염자 중 20%만 치료받고 있고 나머지는 자신이 보균자인지 모른 채 생활하고 있다. C형 간염은 간암으로 악화되기 쉽지만 우연히 발견되기 때문에 국가검진 항목으로 지정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간 건강에 좋은 생활수칙은?

가장 먼저 술을 끊어야 한다. 모두가 알고 있듯 술은 간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에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또 간 건강에 좋다고 무분별하게 홍보되고 있는 건강식품의 섭취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오용·남용하면 오히려 간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또 짠 음식은 배에 물이 차는 ‘복수’의 원인이 되므로 간이 안 좋은 사람은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대신 다양한 영양분을 골고루 먹을 수 있는 백반을 권장한다. 특히 담배도 만성간질환을 악화하는 원인이기 때문에 금연이 권장된다.

-치료는 어떤 방법들이 있나

간암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간암을 떼어내는 절제술과 새로운 간을 이식하는 간이식이 있고 비수술적 치료는 간동맥 화학색전술, 고주파 열 치료,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있다. 치료법은 간암의 진행 정도와 간과 전신상태 등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간암 치료제는 면역항암제 단독요법과 면역항암제-표적치료제 병합요법 등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어 고무적인 상황이다.

-간 이식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인가?

그렇다. 정상적인 간을 새로 이식하는 간이식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생체간이식과 사체간이식 2가지 방법이 있는데 생체간이식이 훨씬 더 많이 이뤄진다. 이는 사체간이식을 허용하는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의 기준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장기이식관리센터의 기준을 맞추면 이미 환자의 상태가 상당히 악화된 후 받기 때문에 이식을 받아도 결과가 매우 나쁘다. 실제로 간이식을 받아도 재발률이 높거나 결과가 안 좋다는 이야기는 해당 기준을 지키려다 보니 이미 환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에 나온 이야기다.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사진=은평성모병원 제공

-치료 후 주의해야 하는 점은

수술법이 워낙 발전했기 때문에 요즘은 큰 부작용이 없다. 하지만 너무 진행된 말기 간암의 경우 간의 많은 부분을 절제하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크다. 따라서 간암은 최대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 치료에 가장 중요하다고 한 번 더 말하고 싶다.

-재발한 간암, 어떻게 치료해야하나

간 내에서만 재발했다면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국소 치료로 이뤄지고 간암 증상을 최대한 완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집니다. 문제는 간 밖에서 재발된 전이성 암일 때다. 이때는 병기가 확 나빠지는데, 전신항암 치료를 받거나 표적치료를 진행하는 등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진다.

-간 건강을 위해 알아두면 좋은 수칙이 있다면

첫째로 내가 간염 환자인지 검사받는 것이 좋다. B형·C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지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로 간단히 알 수 있다. 일주일 4회, 소주 1병 이상씩 마시는 사람과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인 사람도 검사받는 것이 좋다. 또 식사를 잘하고 금주, 금연을 실천하며 꾸준히 운동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은 기본이다. 간 건강은 원인을 개선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질병이다. 하지만 간은 상태가 악화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소홀해지기 쉽다. 대신에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받는 등 간과 관련해서는 조금은 예민해질 필요가 있다. 그 예민함이 간 건강을 지켜주는 사소하지만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배시현 교수는

가톨릭대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소화기 센터장을 맡고 있다. 간세포암, 간이식, 간줄기세포 치료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배시현 교수는 치료가 어려운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에게 다학제 협진을 통해 최적화된 치료로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특히 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간경화 환자에 간줄기세포 임상연구를 선도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대한간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등을 통해 활발한 학술 활동을 펴고 있으며 현재 대한간학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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