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
박모(70)씨는 노화로 인해 잇몸이 약해지고 충치까지 생기면서 윗니 5개, 아랫니 6개만 남아 음식 씹기는 물론, 정확한 발음으로 말하기도 어려웠다.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식사를 거르게 돼 몸이 약해지자 임플란트 수술로 새 치아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치료 기간이 길고 약해진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미뤄왔다. 그러다 하루 만에 임플란트 수술이 끝나고 치아까지 완성되는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치과병원을 찾았다. 박씨는 병원을 처음 방문한 날 3D CT(3차원 컴퓨터단층촬영)를 찍었고, 일주일 뒤 남은 윗니 5개를 모두 뽑고 새 치아 8개를 심는 임플란트 수술을 받았다. 수술 도중에는 3D 구강 스캐너를 이용해 맞춤 치아를 만들어, 수술한 날 바로 치아를 끼우고 식사까지 할 수 있었다.
◇치아 없으면 노화 빨라지고 뇌 기능 저하
이가 빠진 상태를 방치하면 다양한 건강 문제가 생긴다. 우선 식사가 어려워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진다. 위나 장 같은 소화기에도 무리가 간다. 음식을 충분히 씹지 못하면 침이 분비되지 않고, 음식물이 잘게 쪼개지지 않은 채 위와 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치아 수가 부족하면 뇌 기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본 도호쿠대가 70세 이상 노인 11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지 기능이 정상인 그룹의 치아 개수는 14.9개인 반면, 치매 환자의 치아 개수는 9.4개였다. 윗니는 두개골과 연결돼 음식물을 씹을 때 뇌를 자극, 활성화시켜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충분히 씹지 않으면 몸의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페록시다아제'라는 효소도 잘 분비되지 않는다.
◇당일에 치아 완성되는 임플란트 수술 나와
임플란트 수술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오랜 치료 기간이다. 이를 뽑고 새로운 이를 심기까지 길게는 1년 정도가 걸린다. 이에 최근에는 수술 당일 임플란트를 심고 새로운 치아까지 완성하는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이 행해지고 있다. 3차원 CT를 이용해 환자의 턱뼈 구조를 3차원으로 구현, 임플란트 기둥을 어느 위치에 얼마나 깊이 심을지 미리 정확히 파악하고 모의수술을 미리 해볼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은 "수술 시간이 기존의 절반으로 준다"고 말했다. 이렇게 임플란트 기둥을 심은 후에는 '3D 구강 스캐너'로 환자의 잇몸, 잇몸 내 심은 임플란트 기둥, 남아 있는 치아를 포함한 구강 내 구조를 파악하고, 바로 인공 치아를 만들기 시작한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백상현 원장은 "스캐너로 구강 내를 촬영함과 동시에 치아를 만들 수 있다"며 "과거에는 치아와 잇몸 위에 고무인상재 등을 씌워 본을 뜨는 등의 작업이 필요해 일정 기간이 소요됐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즉시기능 임플란트 수술은 몸에 무리가 덜 간다. 정확한 위치와 깊이에 임플란트를 심어 신경, 혈관이 거의 손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본을 뜨는 과정이 없어, 과정 중 구역감을 느낄 일도 없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은 "단, 디지털 기술만 의지해서 되는 수술이 아니다"라며 "이를 잘 다루고 환자에게 정교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의료진의 실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적은 잇몸뼈로 수술해 의료진 경험 필수
일각에서는 빠른 치료 과정에 대해 안전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노현기 원장은 "잇몸뼈가 심각하게 손실되지 않았다면 남은 뼈를 활용해 충분히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다"며 "단 잇몸뼈 골밀도가 너무 약하거나, 잇몸뼈가 많이 소실돼 광범위한 재건술·이식술이 필요하거나, 고령의 나이로 몸이 많이 쇠약하거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