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癌 사망률 1위 ‘폐암’…90%가 非흡연자인데, 왜?

  •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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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10.11 08:30

    여성 폐암 위험 높이는 ‘요리 매연’

    여성이 그을음을 내며 요리를 하고 있다
    여성 폐암 환자 대다수는 비흡연자다. 조리 시 매연이나 간접흡연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사진=헬스조선DB

    국내 여성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이다. 통계청의 ‘2017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10만 명당 18.4명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대장암(14.6명), 위암(11.2명), 유방암(9.7명)보다 순위가 높다. 발병률도 봐도 전체 암 가운데 4위로 낮지 않다.
    다소 의아하다. 폐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여성 폐암 환자의 대부분은 비흡연자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03~2015년 폐암으로 수술한 여성 환자 957명을 분석한 결과, 92.7%인 887명이 비흡연자였다.

    ◇동아시아 여성, 인종적 특성으로 호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유전’이 꼽힌다. 실제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여성에서 특히 비흡연 폐암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고된다. 유력한 원인은 유전이다. 실제 한중일 여성 폐암 환자의 40~50%에선 EGFR이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다. 미국·유럽의 경우 이 비율이 10~15%에 그친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는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폐암의 주요 원인이다. EGFR 유전자 변이의 경우 폐암뿐 아니라 유방암의 발현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유방암 발병 이력이 있는 여성이라면 암이 완치됐더라도 폐암의 발병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요리 매연, 폐암 위험 최대 3.3배 높여
    또 다른 원인은 ‘요리 매연’이다.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가 폐암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폐암 전문가들의 보편적인 견해다. 어류·육류 등 단백질 식품은 탈 때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같은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식용유가 탈 때 역시 벤조피렌 같은 발암 물질이 생긴다. 이런 발암물질이 섞인 연기나 그을음이 폐에 침투해 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 역시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가 많은데, 그 원인을 튀김요리로 보고 있다. 실제 대만에서는 튀김 요리와 폐암 발생에 관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대한폐암학회는 전국 주요 10개 대학병원에서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 226명과 건강한 76명을 비교했다. 이들에게 주방환경, 간접흡연 등을 물어본 결과, 폐암 환자의 경우 건강한 사람보다 요리를 할 때 주방 내 연기가 시야가 흐려질 정도로 심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식용유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밖에도 조리 시 연기와 폐암의 발병률을 분석한 논문들을 종합해보면, 그 위험은 일반인의 1.6~3.3배 수준이다.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암 물질을 막으려면 환기가 필수다. 레인지후드를 반드시 켜고, 조리 전후로 창문을 열어둬야 한다.

    ◇라돈 방출량 많은 지역, 비흡연 폐암 환자 多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라돈 역시 비흡연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라돈은 암석이나 토양 등에 존재하는 우라늄이 몇 차례 붕괴를 거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무색·무취의 기체다. 라돈은 어떻게 폐암까지 유발할까? 라돈은 호흡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원소가 쪼개지면서 방사선의 일종인 알파선이 나오고 이 알파선이 폐 조직을 파괴하고 폐세포 내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폐암을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는 라돈을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전세계 폐암의 3~14%가 라돈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라돈이 많이 방출되는 지역의 경우 비흡연 폐암 환자가 많다는 역학조사 결과도 여럿이다.

    ◇간접흡연·고령·운동부족·저체중도 위험
    간접흡연 역시 비흡연 여성 폐암의 주요 원인이다. 간접흡연의 경우도 폐암 위험을 약 2배로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연령, 음주, 운동부족, 육식 위주의 식사, 낮은 체질량지수가 폐암의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폐암학회가 국가 건강검진에 참여한 비흡연 여성 600만명을 10여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아직 비흡연 폐암 환자를 진단하기 위한 검진 가이드라인은 없다. 폐암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환자가 4기에 발견된다. 높은 사망률의 배경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주방에서 요리를 많이 한 여성, 가족 중 폐암 발병 이력이 있는 여성,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의 경우 주기적으로 저선량CT 검사를 통해 폐암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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