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낫는 불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때문일 수도

입력 2018.07.17 06:27

밤에 양다리 움직이고 싶은 충동… 아프거나 벌레 기는 느낌 들기도

불면증의 상당수가 하지불안증후군 때문이다. 그러나 하지불안증후군을 병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양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느낌 때문에 잠들기 힘든 상태로, 국내 유병률은 6.5~8.3%로 보고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규호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30~50세에 흔하게 나타난다"며 "불면증의 주요 원인이지만 잘 모르고 수면제 처방만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유진 교수는 "불면증 환자에게 '다리가 이상해서 잘 못 주무시지 않으세요?'라고 물으면, '생각해보니 10년 전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고, 잠에 집착하면서 불면증이 됐다'고 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4가지 필수 증상 나타나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 증상 때문에 말초혈관질환, 하지정맥류,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등과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의사들은 4가지 필수 증상을 체크해 진단한다. 첫째,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있다. '벌레가 기어간다' '스멀거린다' '간지럽다' '터질 것 같은 느낌' '쥐어짜는 느낌' 등 다양하게 묘사를 한다. 아프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50% 정도 된다. 둘째, 다리를 움직이지 않을수록 불편감이 증가한다. 셋째, 다리를 움직이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된다. 넷째, 이런 증상은 낮이 아닌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흔히 나타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불면증의 주요 원인이지만, 하지정맥류·허리디스크 등으로 착각하고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불면증의 주요 원인이지만, 하지정맥류·허리디스크 등으로 착각하고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하지불안증후군은 뇌의 중추신경계에 철분이 부족하거나, 도파민 기능이 저하됐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정 질환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이차성 하지불안증후군이라고 한다. 빈혈, 콩팥질환, 말초신경염, 약물(항도파민제, 항히스타민제, 항우울제)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한수현 교수는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있어도 하지불안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하면 70~80% 환자가 좋아져

하지불안증후군은 불면증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도 일반인에 비해 2~3배 높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해야 한다. 원인 질환이 있으면 이를 치료하면 된다. 한수현 교수는 "그러나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에는 도파민을 보충하는 약이나 말초 신경 흥분을 감소시키는 약을 사용한다. 철분을 투여하기도 한다. 조규호 교수는 "치료를 하면 70~80%의 환자가 증상이 좋아지며 불면증도 개선된다"고 말했다.

하지불안증후군 치료제 중에는 약효가 잘 듣는 반면 내성이 생길 수 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약 용량과 사용 주기를 잘 정해야 한다. 증상이 경미하면 약보다는 수면습관을 개선한다. 수면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고 지나친 음주나 흡연, 카페인 음료 섭취, 과식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삼가야 한다. 자기 전 스트레칭, 맨손체조, 다리 마사지 등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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