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면 '더 자극적인 맛' 원한다

입력 2018.03.26 11:34

음식 섭취 중인 사람들
비만하면 미각 자체가 저하돼서 더 자극적인 맛을 원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헬스조선DB

비만하면 미각 자체가 저하되고, 이로 인해 더욱 비만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 식품과학부 로빈 댄도 교수팀은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지방이 14% 함유된 먹이와 58% 함유된 먹이를 8주간 먹였다. 그 결과 지방을 많이 먹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체중이 30% 늘었으며, 미뢰(味雷)는 25% 줄어들었다. ‘맛봉오리’라고도 불리는 미뢰는 혀와 입천장, 후두, 인두에 위치한 일종의 미각 세포다. 단맛, 쓴맛, 짠맛, 신맛,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성인은 혀에 평균 245개의 미뢰를 가지고 있는데(국가건강정보포털), 약 1달 주기로 계속 재생된다. 건강상태나 나이 등에 따라 재생이 잘 되면 개인별로 미뢰 수가 줄어들 수 있다. 로빈 댄도 연구팀은 이번 결과에 대해 “체지방 증가는 몸 속에서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데, 이것이 새로운 미뢰 세포가 생성되는 기전을 깨뜨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고지방 식이로 비만이 돼 미뢰가 줄어든 상태면, ‘비만의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먼저 미뢰가 적어지면 미각이 둔해져 ‘강한 맛’을 찾게 된다. 결국 더 짜고, 더 단 음식을 선호한다. 양념이나 당분은 대부분 지방과 나트륨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을 때 보다 칼로리 섭취량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강한 맛으로 생기는 목마름도 칼로리 섭취량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맵고 짜고 단 음식을 주로 먹으면 상대적으로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는 것도 칼로리 섭취량을 늘리는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우리 몸 속 식욕중추와 갈증중추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강한 맛의 음식을 먹은 뒤에는 목마름이 곧잘 생기는데, 이를 배고픔으로 착각하기 쉬워 음료보다 손이 곧잘 가는 과자 등을 먹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섭취 칼로리 자체가 늘어난다. 특정음식이 먹고 싶거나, 식사한 지 3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배고프다면 수분 부족으로 생기는 ‘가짜 배고픔’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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