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어지럼증 생기고 청력 저하, '이경화증' 의심

입력 2017.05.10 09:08

귓속 뼈 자라 생기는 유전성 질환
여성 환자 많아… 뼈 잘라내 치료

강동구에서 사는 주부 김씨(42)는 최근 새벽에 발생한 어지러움 때문에 잠을 설쳤다. 김씨는 어지러움을 겪은 후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고 오른쪽 귀가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 과거에 귀와 관련된 병을 앓지도 않았는데도 청력이 점점 떨어졌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고막은 정상이었지만 CT촬영 결과, 귓속에 뼈가 자란 '이경화증' 진단을 받았다.

이경화증은 귓속 중이(中耳)의 등골판(난원창) 주변 뼈가 자라 청력이 떨어지는 유전성 질환이다. 남성보다 30~40대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고, 70~80% 환자가 양쪽 귀 모두에서 발생한다. 귀에서 소리가 울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명이나 어지러움이 주 증상이다. 소리귀클리닉 전영명 원장은 "과거 귀와 관련된 질환을 앓은 적이 없는 젊은 사람이 점점 양쪽 귀 모두 소리가 안 들리기 시작하면 이경화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화증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여성 호르몬이 등골판 주변 뼈 대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측한다.

이경화증
이유없이 귓속 뼈가 자라는 이경화증은 수술을 해야 난청 증상이 사라진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동안 이경화증은 서양 백인에게만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왔다. 국내에는 1980년도에 첫 환자 사례가 보고됐을 정도로 희귀한 질환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발생환자가 늘고 있다. 소리귀클리닉을 찾은 이경화증 외래환자수를 살펴보면 2012년 28명에서 2015년 44명으로 3년새 57.1%가 증가했다. 이경화증 환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환자가 드문만큼 전문가를 찾아야 올바른 진단이 가능하다. 전영명 원장은 "이경화증은 아주 미세한 뼈가 등골판 주위에 자라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며 "병력검사부터 증상, 청력 검사, CT촬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경화증은 증상이 난청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보청기를 사용하진 않는다. 등골절개술로 치료해야 한다. 등골절개술은 등골판에 붙어있는 아치형 뼈를 잘라내고, 소리가 잘 들리게 하기 위해 등골판에 구멍을 뚫고 특수 금속 막대로 이소골과 연결해주는 수술이다.

전영명 원장은 "등골절개술 과정에서 등골판이 손상되면 청력을 잃을 수 있다"며 "매우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고난도 수술"이라고 말했다. 등골절개술 후에는 1~2주간은 코를 세게 푸는 등 귀에 압력이 가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이경화증

귓속 뼈가 과도하게 자라 난청이 오는 유전적 질환이다. 남성보다 여성이 2배 정도 발병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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