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아도 수두 발생 증가… 두 번 맞아야 확실한 효과[정정내용 있음]

입력 2017.02.01 09:05 | 수정 2017.02.08 09:56

1회 접종만으론 30% 이상 발생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연구팀 "백신 효과 미미하다" 발표
초교 입학 전 추가 접종해야

수두 발생 증가 추이 그래프

수두 백신의 예방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므로 백신을 추가 접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수두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있으며, 생후 12~15개월 아기에게 1회 접종한다. 접종률이 97.3%(2015년 기준)에 달하지만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6년 수두 발생 건수는 1만2027건에서 2010년 2만4400건, 2015년에는 4만6330건으로 10년 새 약 4배로 늘었다〈그래프〉.

수두 발생이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소아 감염을 전문적으로 보는 의사들은 "일반적인 백신은 효과가 90% 이상이지만, 수두 백신의 예방 효과는 70% 수준으로 현저히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감염면역과 김규연 교수는 "수두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건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라며 "일부 의사들은 부모들에게 돌 무렵 자녀에게 국가 접종을 맞추는 것 외에 만 4~6세가 되면 추가로 수두 백신을 맞출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나와있는 수두 백신은 녹십자 '수두박스', 한국MSD '바리박스', GSK '바릴박스', 비알바이오텍 '바리엘 백신' 4가지이다. 수두 백신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로 평가받는 한 연구에 따르면 1987~1989년에 일본에서 수두 백신을 1회 접종한 593명의 소아청소년(10개월~15세)을 조사해보니, 34.2%에서 수두가 발생했다. 수두 백신을 맞춰도 10명 중 3명은 수두에 걸리는 것이다.


 

수두 백신은 현재 국가에서 1회 접종 비용을 지원해주지만, 1회 접종만으로는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 수두 발생 위험을 줄이고 싶다면 4~6세 사이에 추가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수두 백신은 현재 국가에서 1회 접종 비용을 지원해주지만, 1회 접종만으로는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 수두 발생 위험을 줄이고 싶다면 4~6세 사이에 추가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수두 백신 예방 효과에 대한 국내 연구도 최근 나왔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이 수두 백신을 맞은 537명을 대상으로 수두 백신 4가지(Oka 균주 3종, MAV/06 균주 1종)의 예방 효과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Oka 균주를 사용한 수두 백신 2종의 효과는 각각 71%와 88% 수준이었다. 그러나 MAV/06 균주를 사용한 백신과 Oka 균주를 사용한 나머지 백신 1종은 수두 백신을 맞지 않은 그룹보다 백신을 맞은 그룹에서 오히려 수두 발생이 더 많았다.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지현 교수는 "보통 백신은 예방 효과가 90% 수준으로 나타나야 효용성이 있다고 평가한다"며 "해당 연구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수두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특정 백신의 효과가 더 떨어진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두 백신 효과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수두 백신은 나오지 않고 있다. 수두 백신을 제조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이미 사용되고 있는 백신을 업그레이드 하기에는 개발 투자 비용 대비 이익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약사에서 적극적으로 개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수두 백신의 효과가 낮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신인숙 역학조사관은 "만약 1회 접종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사실이 확실히 밝혀지면 수두 백신 접종 정책 변경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수두 백신의 효과가 다른 백신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 2006년부터 수두 백신 2회 접종을 국가차원에서 해주고 있다. 1차 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2차 접종은 4~6세 사이에 한다. 전지현 교수는 "2회 접종을 하면 수두 백신의 효과가 95% 수준으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수두백신 1회 접종에 한해 국가에서 비용을 지원하며, 추가 접종은 원할 경우 따로 비용(4만~6만원 선)을 지불하고 맞아야 한다. 현재 수두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개인적으로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이다. 삼성키즈소아청소년과의원 신수연 원장은 "수두 백신을 1회만 맞은 뒤, 수두에 걸려 병원을 찾는 환자가 종종 있다"며 "자녀의 수두를 예방하고 싶다면 본격적으로 집단 생활을 시작하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추가로 접종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수두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급성 질환. 감염되면 2~3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미열·가려움·발진·수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바이러스성 폐렴, 뇌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 바로잡습니다
▲1일자 A23면 '백신 맞아도 수두 발생 증가… 두 번 맞아야 확실한 효과' 기사 중 '대한소아과학회에서도 수두 2회 접종을 권장한다'는 부분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바로잡습니다. 대한소아과학회에서는 생후 12~15개월 유아의 경우 수두 백신 1회 접종을 추천하고 있으며, 수두 백신을 맞은 적이 없거나 수두에 걸린 적이 없는 13세 이상만 수두 백신을 2회 접종하도록 추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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