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술자리가 치질로 이어지는 이유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 2016.12.31 08:00

    엉덩이 만지는 뒷모습
    과음은 혈관 속 혈전이 튀어나와 생기는 급성 혈전성 치핵을 유발할 수 있다/사진=헬스조선 DB

    40대 직장인 구모 씨는 연말 송년회, 회식 등의 술자리 다음날 유독 항문 주변이 아파 화장실 가기가 무섭다. 며칠 전부터는 화장실을 갈 때마다 피가 나고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심해졌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어진 구 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고, 잦은 음주로 항문 주변에 혈전이 뭉친 '급성 혈전성 치핵’ 진단을 받았다.

    송년회, 신년회 등의 명목으로 술자리 모임이 늘면서 치질 환자도 함께 늘고 있다.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하여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기 쉬운데, 이때 잦은 음주로 정맥이 갑자기 확장되면 급성 혈전성 치핵이 생길 확률이 높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5년 주요 수술 통계 자료에 따르면 12~2월까지의 치핵 수술 건수는 약 6만 건으로 한 해 수술 건수인 약 19만 7천 건의 약 30%를 차지했다. 연말에 발생한 치질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새해에 탈항, 항문 농양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술, 혈관 내 혈액 찌꺼기 뭉치게 해

    추운 날씨에 술을 많이 마시면 정맥이 갑자기 확장되면서 혈관에 피가 몰려 혈액 찌꺼기가 뭉치는 혈전이 생긴다. 혈전이 쌓여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면 급성 혈전성 치핵이 발생한다. 급성 혈전성 치핵이 생기면 항문 부근에 통증이 나타나고 출혈과 탈항으로 배변 시 피가 묻기도 한다. 치핵이 진행될수록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 항문 조직이 만져지기도 하는데, 증상이 심하면 평소에도 항문 밖으로 나와 항문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불편하거나 아프다.

    술자리에서 자주 먹는 안주도 치질에 악영향을 끼친다. 맵고 기름진 고(高)콜레스테롤 음식은 소화가 잘되지 않아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기 쉬운데, 설사에 포함된 분해되지 않은 소화액이 항문과 항문 점막을 손상시켜 치열을 유발할 수 있다. 메디힐병원 민상진 병원장은 “평소 혈전성 치핵의 크기가 작을 때는 배변에 지장이 없지만 술자리에 오래 앉아 있어 상복부의 압력이 항문 부위에 전달되고 골반 쪽 정맥의 압력이 높아지면 말할 수 없는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며 “특히 소맥 등 연말 술자리에서 즐겨 마시는 우리나라 특유의 술자리 문화로 치질 증상이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같은 부위에 치핵이 재발하는 경우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게 안전하다.

    ◇질환 초기에는 좌욕만으로 완화돼

    치질을 예방하려면 차가운 장소와 딱딱한 의자를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항문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고 느끼면 당분간 금주하면서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채소와 과일 등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하루에 5~10분 정도 온수 좌욕을 꾸준히 하면 항문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급성 혈전성 치핵을 예방할 수 있다. 일반 샤워기를 이용해 물살이 세지 않게 조정한 후 자신의 체온과 비슷한 37~38℃의 온도로 항문 주변을 마사지해주는 것도 좋다.

    또한 화장실에 스마트폰이나 신문 등을 들고 들어가지 않고 배에 과도한 힘을 주지 않아야 한다. 평소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지 않는 배변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민상진 원장은 “급성 혈전성 치핵으로 항문 주름에 분비물이 자주 남으면 항문 소양증 등의 2차 항문 질환으로 있다"며 "수술로 근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타 수술방법에 비해 수술 후 통증이 현저히 적은 자동문합기를 이용한 치핵근본절제술을 시행되고 있다.


    • Copyright HEALTH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