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빠뜨리면 효과 없어… 꾸준히 복용해야 큰 병 막아

  • 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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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11.16 04:30

    [메디컬 포커스] 만성 질환 관리

    신동욱
    ▲신동욱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주부 김순자(58)씨는 지난해 건강검진에 이어 올해 건강검진에서도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다. 검진 결과를 본 의사는 "주치의가 처방해 준 고지혈증약을 잘 복용하냐"고 물었다. 김씨는 "고지혈증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이라 몇 달 먹다 끊었다"며 "양파 껍질을 달여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떨어진다는 말을 듣고 양파 껍질을 달여먹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임의로 약을 끊는 만성질환자들이 많다.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그러나 고지혈증의 경우, 약만 잘 복용하면 심혈관 질환을 3분의 1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고혈압이 함께 있다면 두 약제 복용 시 심혈관 질환을 50%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양파 껍질의 효과는 증명된 바가 없다. 고지혈증이 있는데 약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심장이나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혀서 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병이 생긴다. 심한 경우에는 급사의 원인이 된다.

    수십 년 전만 해도 많은 질병은 '급성 질환'이었다. 상한 음식을 먹고 장염에 걸린다든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 결핵이 걸린다든가, 상처가 나 고름이 생긴다든가 하는 병들이다. 이런 병들은 대부분 몇 일에서 몇 달 정도 약을 먹으면 대개 호전이 됐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만성 질환'이 크게 늘었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부정맥·골다공증 같은 질환으로, 이런 질환은 단기간 약을 먹는다고 낫지 않고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을 먹지 않거나 띄엄띄엄 약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없다. 고지혈증약을 매일 복용하는 그룹의 심혈관 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은 약을 잘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훨씬 낮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최근 우리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중증 질환자도 약을 임의로 끊는 경우가 많았다. 심근경색으로 스텐트 시술을 한 환자는 혈전 생성을 막는 항응고제를 1년 동안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조사결과, 항응고제를 1년 동안 복용하지 않은 환자가 31%나 됐다. 9% 정도는 6개월도 되지 않아 약을 끊어버렸다. 스텐트 시술 후 증상이 좋아지고 나니, 왜 이 약을 먹어야 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듣고 약을 끊어버린 것이다. 약은 더 심각한 병을 예방하기 위해 먹을 때도 있다. 본인의 상태에 맞는 약을 선택해, 지속적이고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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