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장수술 받아도 남성 기능 이상 없어”

입력 2014.11.06 16:30

담소유외과 이성렬 원장

내장을 받치는 뱃속 근육층인 ‘복벽’ 밖으로 장(腸)이 밀려나오는 증상을 탈장이라고 한다. 주로 사타구니나 배꼽 부위가 불룩하게 솟아오르는데, 성인의 경우 노화나 무리한 힘쓰기 등이 원인이다. 탈장은 수술이 필요한 엄연한 외과 질환이다. 그런데 이를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증상이 있는데도 제때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10명 중 2~3명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탈장이란
탈장이란(일러스트=유사라)
그러나 탈장을 치료하지 않으면 장이 썩거나 막히는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할 경우 장을 절제해야 할 수도 있다. 탈장수술을 잘 안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탈장은 수술받아도 재발한다’거나 ‘탈장수술 받다가 남자 구실 못 하게 된다’ ‘한쪽 튀어나온 것을 수술하면 다른 쪽이 튀어나온다’는 등의 속설 때문이다. 물론 과거에는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작용과 재발 위험을 낮추는 다양한 수술법이 시도되면서 이런 속설을 잠재우고 있다.

무인공막 복강경수술을 하는 모습. 개복하지 않고 배꼽과 옆구리에 구멍을 뚫어 탈장 구멍을 메운다.
무인공막 복강경수술을 하는 모습. 개복하지 않고 배꼽과 옆구리에 구멍을 뚫어 탈장 구멍을 메운다.(사진=김범경 St.HELLo)

재발률 낮추기 위한 수술법의 발전된 역행(逆行)

탈장수술의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봉합수술이다. 개복한 후, 튀어나온 조직을 실과 바늘로 꿰매 묶어 죽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실이 쉽게 풀리거나 끊어지는 경우가 많아 재발이 잦았다. 또 구멍 주변의 조직을 당기기 때문에 수술 직후 통증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여년 전쯤 인공막 수술법이 나왔다. 주변 조직을 인위적으로 당겨꿰매지 않고, 구멍이 나 있는 곳에 인체 친화적 소재의 그물 모양 인공막을 대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인공막이 복벽 역할을 대신 해주기 때문에 장기가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는다. 이 수술법이 널리 쓰이고 난 뒤 재발률이 2~5% 정도로 줄어드는 성과도 있었다. 현재 대부분의 탈장수술 병원들이 인공막 수술법을 선택하고 있다.

탈장
(일러스트=유사라)
하지만 최근 인공막 수술의 단점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공막이 다른 주변 장기 조직과 유착되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만성적인 통증이 유발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담소유외과에서는 다시 무인공막 수술을 한다. 그렇다고 과거와 같은 수술법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튀어나온 조직을 실과 바늘로 꿰매 묶는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기존과 다르게 봉합을 두 번한다. 담소유외과 이성렬 원장은 “이중봉합 무인공막 탈장수술로 재발률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며 “지난 2년간 무인공막 탈장수술을 받은 1997명 중 재발돼 다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명에 그쳤다”고 말했다.

담소유외과 이성렬 원장은 탈장 환자가 의학 정보에 대해 묻거나 수술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친절히 설명해 준다.
담소유외과 이성렬 원장은 탈장 환자가 의학 정보에 대해 묻거나 수술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친절히 설명해 준다.(사진=김범경 St.HELLo)

‘탈장만 봉합’ 정확도 높인 복강경 수술

‘탈장수술 후 남성 기능을 못 하게 됐다’는 속설은 탈장이 정삭(정자가 배에서 고환으로 이동하는 길) 바로 옆에 생겼을 때, 탈장주머니를 제거하다가 정삭을 건드리기 때문에 생겼다. 정삭은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핀셋 등으로 한 번씩 건드릴 때마다 너비의 0.5%씩 막힌다고 알려져 있다. 또 과거에는 탈장과 모양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방광을 탈장주머니 대신 떼 버리는 사고도 종종 발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복강경 수술이다. 배를 째지않고, 배꼽과 옆구리 쪽에 작은 구멍 1~3개 정도만 뚫은 후 내시경으로 뱃속을 들여다보면서 탈장 부위를 봉합하는 방법이다. 내시경으로 탈장 부위를 넓고 정확하게, 다각도로 볼 수 있어 다른 장기를 손상시킬 위험이 적다. 개복하지 않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출혈 및 감염 위험도 낮다.

복강경 수술은 다른 쪽에 나타나는 탈장도 예방한다. 복강경으로 수술하면 수술 부위 반대쪽까지 폭넓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성렬 원장은 “탈장수술을 하기 위해 복강경을 넣어 보면 반대쪽에도 구멍이 있는 경우가 10명 중 6명에 달한다”며 “이때 한쪽 탈장만 수술하면 반대쪽에 탈장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양쪽을 한꺼번에 봉합한다”고 말했다.

인공막 수술에 쓰이는 인공막 그림과 실제 인공막이 뱃속에서 쓰인 모습.
인공막 수술에 쓰이는 인공막 그림과 실제 인공막이 뱃속에서 쓰인 모습.(사진=김범경 St.HELLo)

하루 만에 퇴원하는 탈장수술

수술은 반드시 대형 병원에서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가서 탈장수술을 받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경우 최소 2박3일 정도 입원해야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인공막을 이용한 탈장수술의 입원기간은 평균 3일, 최대 5일이 소요됐다. 중증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수술받기까지의 대기시간도 길다.

하지만 담소유외과에서 ‘무인공막 복강경 수술’을 받은 탈장 환자의 평균 입원기간은 0.8일이다. 복강경으로 하는 수술이고, 인공막을 덧대지 않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다. 수술 당일부터 목욕이 가능하며 따로 소독받을 필요가 없다. 수술 2시간 후면 평소 먹는대로 식사해도 된다.

사전 예약과 상담을 철저히 하고있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처음 오는 날 바로 수술할 수 있고, 퇴원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

“환자 처지 생각하니 수술법 계속 고민하게 돼”

인공막 수술에 쓰이는 인공막 그림과 실제 인공막이 뱃속에서 쓰인 모습.
인공막 수술에 쓰이는 인공막 그림과 실제 인공막이 뱃속에서 쓰인 모습.(사진=김범경 St.HELLo)

이성렬 원장이 끊임없이 새로운 수술법을 고민하고 도전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바로 환자의 처지를 생각해서다. 이 원장은 “외과 의사인데도 개원한 이유는 환자들의 얘기를 좀더 많이 들어주고, 환자 처지를 생각하는 수술을 하기 위해서였다”며 “지금도 어떻게 하면 좀더 빠르게, 재발 없이, 환자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수술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한다”고 말했다. 병원 문을 하루 닫는 것이 큰 수익 감소로 이어지는 개원가에서 이 원장이 일주일씩 병원 문을 닫고 해외학회에 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진료실 컴퓨터에는 ‘환자 설명용’이라는 폴더가 따로 마련돼 있다. 그 안에는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은 탈장 의학 정보와 그림, 사진 자료가 가득하다. 이 원장은 “복벽, 장기탈출, 괴사 등의 용어를 쓰면 어려워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환자가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직접 그림과 한글 용어 등을 동원한 쉬운 자료를 수시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탈장인 줄 알았는데 암이나 전립선 질환이 의심되면 환자 대신 대학병원 진료를 예약해주는 수고도 아끼지 않는다.


"탈장수술에 대한 많은 오해는 수술법이 발전되지 않아 부작용이나 재발이 많은 탓에 생긴 것이다. 복강경을 이용한 무인공막 탈장수술법은 이런 속설을 잠재우기에 충분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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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장이란 무엇인가

신체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돌출되거나 빠져나오는 증상이다. 우리 몸 어느 부분이나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의 탈장은 아랫배 주변에 생긴다. 복벽이 약해지면서 복막이 늘어나면 그 안에 있던 장기들도 함께 늘어나, 밖에서 보면 불룩한 주머니가 튀어나온 것처럼 보인다. 소아나 65세 이상의 성인에게 많이 생기며 전립선비대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비만 등을 앓는 사람일수록 잘 생긴다. 장시간 서 있거나,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임신해도 복강 내 압력이 올라가면서 복벽이 약해지기 쉽다.

월간헬스조선 11월호(60페이지)에 실린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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