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판매 중지 2년… 환자 발생수 '제로'

입력 2014.01.09 10:45

2011년 봄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가습기살균제에 대해 정부가 판매 중지 조치를 내린 후, 지난 2년간 소아 피해 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살균제 관련 소아 피해 환자 전체에 대한 첫 대규모 보고논문이 발표됐다. 논문은 전국 84개 2·3차 병원에서 간질성 폐질환으로 치료받은 소아환자 138명에 대한 역학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홍수종 교수팀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원인 미상 폐질환으로 전국 각 병원에 입원한 소아·영유아 환자 전체 138명에 대한 조사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가습기살균제 관련 간질성 폐질환 소아 환자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138명으로 보고됐지만, 2011년 11월 판매가 중지된 후 전향적 조사에서는 0명이었다.

폐 조직검사에는 외부에서 흡입된 물질이 폐질환을 일으켰다는 단서를 확인했다. 전체 환자 중 조직검사를 받은 환자 60명에게서 공통적으로 괴사성 세기관지염 등 다양한 정도의 세기관지 손상을 동반한 폐 병변이 관찰된 것이다. 이는 가습기 물 분자에 달라붙은 미세한 입자 크기의 살균제 독성물질이 기도로 흡입돼 기관과 세기관지를 손상시키고 주변의 폐 조직에 염증을 유발했다는 근거가 된다.

임상적으로 가습기살균제 관련 피해 환자의 증상은 전형적인 간질성 폐질환과 확연히 달랐다. 감기처럼 특이 증상 없이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가 급격히 진행돼 심한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특히 겨울철 후반기와 봄철에 환자가 몰렸다. 간질성 폐질환 소아 환자 138명 중 99명(71.7%)이 3월(23명), 4월(42명), 5월(34명)에 집중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폐 손상은 방사선 검사에서도 확인됐는데, 소아 환자들의 초기 폐 방사선촬영 결과 57.2%에서 간유리음영(ground glass opacity) 형태가 관찰됐다. 정상적인 폐는 방사선 촬영에서 검게 보이지만, 손상된 폐는 뿌연 유리처럼 비친다.

간질성 폐질환이 진행되면서 폐 조직 손상으로 섬유화가 동반돼 50% 이상 환자에게서 기흉도 나타났다. 기흉이 없는 환자들에 비해, 기흉이 있는 환자들은 예후도 나빴다. 집중적인 치료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전체 소아환자 중 무려 60%에 달하는 80명이 숨졌다.

홍수종 교수는 “중증폐질환이나 급성호흡부전증으로 제대로 숨을 못 쉬어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환자의 사망률이 약 25%인 것을 감안하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소아피해환자의 사망률은 매우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전 세계 호흡기 분야 SCI 최고 권위지인 '미국호흡기중환자학회지' 2014년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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