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3.09.09 09:00

[이비인후과 Y캠페인] '물어보세요 귀,코,얼굴-목'

난청 유형 파악 및 청력 패턴, 음역대 조절한 맞춤형 보청기 사용해야 도움

같은 별명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에 200만 명에 달하는, ‘사오정’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타인의 말을 잘 못 듣는 사람의 대명사로 한때 유행했던 사오정은 말을 잘 ‘못’ 듣거나 ‘잘못’ 듣는 사람들을 칭하는 대표적 표현이다. 사오정 시리즈 중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웃어넘기지 못할 장면이 있었는데, 사오정이 보청기를 끼고도 못 알아듣고 딴 소리를 하는 이야기이다.  실제 보청기 사용자 중 여전히 사오정으로 불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청기를 끼면서 안 들렸던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데, 왜 정작 끼고도 잘 안 들리는 걸까?
                                                                    
이는 보청기가 문제가 있거나 기술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다. 보청기는 구입이 아닌 처방이라는 점을 간과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난청이 있어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는 노인성 난청뿐만이 아니더라도 소음이나 약물중독, 바이러스감염이나 유전성 원인으로 달팽이관 속에 있는 감각세포나 신경세포의 손상으로 초래된 감각신경성난청이 있는 경우이다.

보청기의 경우, 달팽이관 속에 있는 감각세포와 청신경의 이상이 동반됨으로 보청기를 통해 정상적인 청력을 기대하는데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달팽이관 속의 감각세포나 청신경의 이상의 정도가 개인마다 다양해서 소리의 각 주파수별로 들을 수 있는 최소한의 소리를 나타내는 청력 패턴을 반영하는 단순한 청력검사 뿐만 아니라 단어를 알아 듣는 능력, 소음하에서 말소리에 대한 이해력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개인의 감각세포나 청신경의 이상의 정도를 반영하는 난청의 유형을 파악하여 적절한 보청기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이는 개인의 다양한 난청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맞추기 위해 가장 기본이다. 그러나 흔히 보청기를 이비인후과검진 없이 단순히 물건 사듯 구입하는 경우가 있어 이런 경우 난청의 상태에 적합도가 떨어져 착용해도 청력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난청은 매우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처방도 매우 정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대표적인 난청으로는 감각신경성난청인 노화성• 돌발성난청 그리고 소음성난청 등이 알려져 있는데, 이 같은 난청 종류에 따라 보청기 처방도 다양하다. 콧물이 나는 같은 증상이라 하더라도 감기인지, 알레르기 비염인지, 축농증인지 등 진단에 따라 약의 처방과 기간 등이 모두 각각인 것과 마찬가지 이다. 보청기는 질병에 대한 처방의 한 방편으로 단순히 기계, 또는 귀의 보조 장치를 구매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셈이다.

보청기 착용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도 이비인후과 검진은 필수적이다. 보청기를 착용해야 하는 상태에 대한 진단이 먼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이유가 귓병이라면 보청기가 아닌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청기를 구입해 착용하면 보청기 효과를 보지 못할 뿐 아니라 귀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난청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정밀하게 진단하고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

보청기를 처음 사용하게 되면 적응 훈련 기간도 반드시 필요하다. 잘 안 들린다고 사용을 중단하면 안 된다. 효도선물로 받은 보청기가 이러한 이유로 서랍 속 보청기로 전락한 경우가 많은데, 귀는 서서히 잘 안 들리기 때문에 본인은 이를 잘 감지하지 못한다. 잘 안 들리는 것이 익숙한 상태이므로 보청기를 통한 청력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오래된 난청환자가 보청기를 처음 착용하고 가장 먼저 보이는 반응은 갑자기 들리는 큰소리에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이다. 이때 시스템에 익숙해지는 훈련 및 적응 과정을 거쳐야 보청기를 통해 난청이 심화되는 진행과정을 막을 수 있다. 적어도 하루 3시간에서 8시간까지 보청기를 착용해야 적응기간을 단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난청의 원인이 청각세포이상 등이 아닌 뇌의 기능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소리를 언어로 이해 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걸린다. 뇌에서 소리를 언어로 이해할 시간을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어야 한다.  이런 기간을 보청기 적응기간이라고 하고 3~6개월 정도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적응 훈련이 잘 되면 안정적 쓸 수 있다.

보청기 사용시에는 주기적인 이비인후과 진료와 청력검사 및 청각관리도 중요하다. 먼저 보청기로 인해 외이도염이나 고막염 등이 올 수도 있는데, 고막의 천공이 있는 상태에서 보청기를 한다면 당장은 잘 들리겠지만 중이염이 악화되어 귀에서 고름이 나올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비싸게 구입한 보청기가 고장 날 수도 있다. 특히 청력의 변화가 왔을 때 이비인후과적인 진찰이 선행 되지 않고 기계적인 조절에만 연연한다면 보청기 착용 후 흔히 올 수 있는 돌발성난청이나 삼출성중이염과 같은 난청악화 원인에 대한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의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주기적인 보청기 조절도 중요하지만 보청기의 주관적인 및 객관적인 효과에 대한 평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조절에 있어서는 개인의 보청기 소리에 대한 적응도와 난청의 특성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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