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때는 빨라지고 운동할 땐 그대로인 맥박… 부정맥 검사 꼭 받아야

입력 2013.01.02 08:29

동맥경화·약물 복용 등 영향… 심장 기능 제대로 작동 안 돼
1분당 맥박 60~80회가 정상… 강도·빈도 불규칙하면 의심을
"재발 막으려면 원인 찾아야"

고혈압이 있던 직장인 박모(55·서울 강남구)씨는 지난해 회식 중 갑자기 쓰러져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그전까지는 가끔 어지러운 것 외에는 특별히 나쁜 증상이 없었다. 응급실에서 검사를 했더니 1분당 맥박수가 24회로 정상치(60회 이상)보다 훨씬 낮은 부정맥 상태였다. 그 병원에서는 인공 심박동기를 삽입하자고 권했으나, 박씨는 기기를 몸에 넣는 것이 싫어 수술을 거부하고 강남세브란스로 옮겼다.

환자의 병력과 가족력, 복용 약물까지 함께 체크한 강남세브란스 의료진은 박씨의 부정맥이 베타차단제 계열 고혈압약 때문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다른 성분의 약으로 바꿔 먹기 시작한 박씨는 입원 이틀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부정맥, 단순 어지럼증과 혼동할수도

건강한 심장은 1분에 60~80회 뛰면서 정맥을 통해 혈액을 받고, 동맥으로 내보낸다.〈그래픽 참조〉 그런데 심장 박동을 일으키는 기관(동방결절)에 문제가 생기거나, 심방에서 만들어진 박동을 심실로 전달하는 방실결절에 이상이 생기면 부정맥이 생긴다. 선천적으로 심장 기능이 약하거나 동맥경화, 고혈압 등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있는 경우 생기기 쉽다. 과도한 스트레스, 약물 복용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심박수가 정상보다 빠르면 빈맥성(분당 100회 이상), 느리면 서맥성(분당 60회 미만)이다. 부정맥이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빨라지는 맥박 ▷운동하는데 안 빨라지는 맥박 ▷어지러움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 등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들은 단순 어지럼증이나 만성피로 등과 혼동하기 쉽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종윤 교수는 "평소와 다른 두근거림이 있거나, 맥박 이상이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나타나면 부정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맥박으로 부정맥 여부 확인하는 법

부정맥은 사망 위험이 높은 증상이다. 호흡·심장 이상으로 급사(急死)하는 환자 10명 중 2명의 사망원인이 부정맥이라고 한다. 따라서 부정맥은 초기에 제대로 진단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순간에 심전도를 찍지 않으면 판단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비슷한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는 게 최선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 스스로 맥박을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바깥쪽 손목 부위에 손가락을 대면 맥박이 잡힌다. 1분당 맥박수가 정상 범위(60~80회)를 벗어나거나, 빠르기와 맥박 뛰는 간격, 강도가 불규칙하다면 부정맥일 가능성이 높다.

부정맥 환자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인공 심박동기 삽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심박동기 삽입은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 위험을 막는 궁극적인 방법이지만, 이에 앞서 부정맥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원인 찾아 해결하는 게 더 중요"

보통 병원에서는 부정맥이 의심되면 심전도, 심초음파, 24시간 심장박동 모니터 검사(홀터검사) 등을 실시한다. 최근에는 쇄골 밑에 루프레코더라는 기기를 삽입해 장기간 심장 운동성을 확인하는 검사법도 개발돼 있다.

부정맥 치료에는 약물로 맥박을 정상화시키거나 부정맥 유발 부위를 고주파 등으로 절제하는 방법이 있다. 상태가 더 나쁘면 인공 심박동기를 삽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맥의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 검사 뿐 아니라 환자의 가족력, 병력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심장 이상, 급사 가족력이 있는 환자라면 평소 복용하는 약물(갑상선기능항진증, 베타차단제등)이나 건강식품, 한약까지 점검하고 환자의 운동량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범기 교수는 "이런 과정 없이는 부정맥을 치료한다고 해도 재발하기 쉽다"며 "부정맥 환자 중 30%는 복용 약 교체나 운동량 조절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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