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신경 지나치면 소변·성관계에 문제… 부교감 과하면 어두운 곳 사물 못 봐

입력 2012.10.24 08:50

교감·부교감 신경 조절

그래픽=김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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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신경은 온몸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우리 몸 속에서 어떤 관계를 맺고 있으며, 각각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감정과 자율신경은 서로 영향줘

자율신경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거나, 여행 가서 잠자리가 바뀌면 교감신경이 활성화한다. 반대로 추운 날씨에 따뜻한 실내에 들어가거나, 한적한 숲길을 걸으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한다. 하지만 이러한 신경의 반응은 곧 사라진다. 이는 감정중추인 뇌의 '변연계'와 신경중추인 뇌의 '연수'가 서로 영향을 끼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에 대한 부정적·긍정적 감정이 신경에 영향을 끼치고, 신경에 생긴 변화는 다시 감정에도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교감신경이 활성화해서 두근거리거나 얼굴이 빨개지거나 땀이 나는 등의 신체 변화가 지속되면, 뇌는 스스로 "이제 안정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 반대로, 우울하거나 무기력해서 부교감신경이 항진돼 있다가 뇌가 스스로 "극복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어느 정도 활력을 되찾는다.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 활성화

교감신경이 활성화해야 할 때와 부교감신경이 활성화해야 할 때는 모두 다르다. 그렇다고 한 쪽이 과도하게 활성화하면 오히려 그 부위의 기능이 망가진다. 하지만, 이상 증상이 생겼다고 해서 무조건 자율신경 균형을 탓하면 안 된다. 을지병원 신경과 권오현 교수는 "나타난 증상과 관련이 있는 진료과를 먼저 찾아야 한다"며 "그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 질환이 없을 때 자율신경의 문제로 보고 균형을 맞추면 된다"고 말했다.

교감신경 항진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불안감이나 초조함뿐 아니라 신체 증상도 유발한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곳은 눈·순환기·기관지·소화기·방광·생식기다. 눈에서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동공 크기가 줄지 않는다. 교감신경은 원래 어두운 곳에서 동공을 크게 하는 기능이 있는데, 밝은 곳에서도 교감신경이 항진돼 있으면 눈부심 증상을 겪는다. 이 때문에 습관적으로 실눈을 뜨거나 눈을 찡그린 채로 사물을 보면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

순환기의 교감신경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한다. 권오현 교수는 "순환기에 있는 교감신경이 계속 활성화해 있으면 평소에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생긴다"며 "심한 경우 급사의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기관지의 교감신경이 항진돼 있으면 점막을 촉촉하게 하는 점액 분비가 잘 안 된다. 이는 기침이나 가래를 유발한다. 소화기에서도 위액과 침 분비를 억제하고, 장운동을 못 하게 막는다. 이 때문에 소화불량이나 변비가 생긴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음식을 먹으면 잘 체하는 것도 교감신경이 항진돼 있기 때문이다. '면역혁명'이라는 책을 쓴 일본 의학자 아보 도오루는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백혈구 속의 과립구가 지나치게 많아져 활성산소를 방출하고, 이로 인해 세포조직이 파괴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교감신경은 배변을 어렵게 하는 것처럼 배뇨도 억제하는데, 차움 안티에이징센터 박병준 교수는 "교감신경이 과하게 깨어 있으면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찰 때까지 소변을 못 보다가 나중에는 결국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성관계를 할 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남성은 발기가 잘 안되고, 여성은 질 분비액이 잘 안 나와서 성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부교감신경 항진

부교감신경의 과도한 활성화도 무기력함이나 우울감뿐 아니라 신체 여러 곳에 문제를 일으킨다. 눈·피부·순환기·소화기·방광·생식기가 대표적이다. 부교감신경이 항진돼 있으면 어두운 곳에서도 동공이 안 커져서 사물을 구별하기 어렵다. 부교감신경은 땀을 흘리는 것을 억제하는 성질이 있어서 부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체온 조절이 잘 안된다.

순환기에 있는 부교감신경은 기립성 저혈압과 관련이 있다. 박병준 교수는 “누워있다가 일어설 때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돼야 뇌까지 피가 제대로 공급돼서 어지럼증이 안 생긴다”며 “만약 교감신경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실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교감신경은 장운동을 활성화시킨다. 하지만 이 활동이 과도하면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이 생긴다. 방광을 수축시켜 소변이 밖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것도 부교감신경이다. 이 신경이 과도하게 항진돼 있으면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차지 않아도 소변을 보는 과민성방광을 겪을 수 있다. 남성이 사정을 할 때도 문제가 된다. 부교감신경이 활동하면 방광 근육이 제대로 수축되지 않는다. 이는 정액이 방광으로 들어가는 ‘역행성 사정’을 유발한다.

아보 도오루는 부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몸이 외부 침입자에 과민하게 반응해서 알레르기성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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