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을 앓지 않는 런던올림픽을 기원하며"

  • 기고자=KMI 해외여행클리닉 감염내과 전문의 신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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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7.20 16:28

    2010년부터 유럽지역에서 매년 3만명 이상이 홍역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물론 실제 환자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행은 시기별 나라별로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2011년에는 프랑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2012년들어서는 우크라이나,루마니아,러시아에서 수천명의 환자가 보고되었다. 그리고 런던올림픽을 개최하는 영국에서도 꾸준히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유럽에서 유행하는 홍역이 대한민국에서 무슨 큰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리 가벼운 문제는 아니다.

    2012년 6월초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런던올림픽 대표 선수단을 대상으로 홍역 예방접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올림픽 응원단 및 관광객들에게도 여행 전에 MMR 백신 접종력을 확인하 고 필요시 MMR 접종을 시행하도록 권고하였다. 그런데 그러한 보도를 접하는 국민들의 경우는 마음으로 그 내용이나 권고가 잘 와닿지는 않는 것 같다.

    필자가 해외여행클리닉을 운영하면서 최근 수백명의 유럽여행예정자 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유럽지역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계신 분은 거의 없었고 MMR 접종이 권고되 고 있다는 것을 아는 분은 런던올림픽 참석 예정인 체육 관계자 단 한분 밖에 없었다.  

    홍역은 전염력이 매우 높은 급성 유행성 감염병으로 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90% 이상에서 발병할 정도로 전염력이 강하다. 그 이유는 홍역의 감염 경로 및 균 배출 상의 특징 때문이다.

    홍역은 크게 접촉감염과 공기감염의 경로를 통해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다. 접촉감염은 홍역은 앓고 있는 사람의 코 및 목에서 나오는 분비물 등에 있는 바이러스가 사물을 오염시키고 다 른 이가 그 사물을 만지는 과정에서 생기며, 공기감염은 직경 5마이크론 이하의 매우 작은 비말 입자에 바이러스가 붙어 환자로부터 먼 지역까지 공기의 흐름에 의해 흩뿌려지고 이를 흡입하 면 감염이 생긴다. 즉, 홍역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이 호흡하는 공기를 같이 호흡해도 감염될 수 있으며 환자가 있었던 인근에는 감염된 사람이 호흡한 후 최소 2시간 정도는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워낙에 크기가 작아 일반 마스크로는 침입을 차단할 수 없으며 홍역 바이러스를 감염 경로를 고려해서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홍역은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지나 1-2주일 정도 증상이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일반 감기와 유사하게 콧물, 기침등이 나면서 구강내 작고 하얀 점이 나타나고 수일 후 발진이 귀 뒤부터 얼굴 을 거쳐 사지로 번저나가는 양상을 보인다. 이 기간중 발진 시작 1주일전부터 전염력을 지니게 되며 발진 후 2-3일이 전염력이 최고조에 이른다. 즉 홍역 환자는 증상 나타나기전 무증상 기 간동안에도 전염력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므로 환자를 격리시키고 감기나 발진 증상 있는 사람을 피하는 것 만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없다.

    결국, 홍역 감염을 막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홍역에 대한 면역을 획득하는 방법뿐이다.
    그런데 이미 많은 분들이 홍역에 대해 면역을 가지고 있으며 1)의사가 홍역으로 진단한 경우, 2)홍역 항체 양성자, 3)생후 12개월 이후에 MMR백신을 2회 투여받은 경우, 4)1967년 이전 출생 자의 경우는 우리나라 역학적 특성 상 면역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나이 이외의 항목들은 본인이 정확하게 기억하거나 자료가 남아있는 경우가 드물어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 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확실한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성인에서는 소아보다 홍역에 걸렸을때 더 심한 증상을 일으키고 여러 심각한 합병증의 우려가 있으므로 MMR 접종을 하여 확실하게 면역 력을 획득하는 것이 권고된다. 

    런던올림픽이 열리면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안에서 짧은 시간 동안 밀접하게 접촉하게 될 것이다. 홍역은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염력을 가지므로 단 한명의 전염력있는 홍역 환자가 경기장 안 에 있더라도 대규모 홍역 유행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염 전문가로서 우려가 크다.

    외부 환경을 제어할 수 없다면 본인이 스스로 조심할 수 밖에 없다. 나이 및 MMR 접종력을 확인하여 유럽 지역 여행 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경기장이나 공연장 등에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 다면 MMR은 한달 간격으로 두번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회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방어력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행 전 한번이라도 MMR 접종을 시행 받고 가는 것을 권유하며,  접촉에 의해서도 균이 들어오기 때문에 손을 잘 씻고 손을 입이나 코부위로 가져가지 않는 노력만 기울여도 어느 정도는 감염 예방이 가능하므로 여행 시 개인 위생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홍역을 앓지않는 런던올림픽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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