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폐렴·뇌수막염·패혈증… 폐렴구균이 원흉

입력 2010.10.27 03:13

폐렴구균. / 서울대병원 제공
생후 20개월인 최모군은 폐렴구균성 폐렴으로 이달 초부터 3주일째 서울대어린이병원에 입원해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 증세였지만 1주일째 열이 떨어지지 않아 병원에 갔더니 "혈액에 폐렴구균이 자라는 균혈증이 있다가 폐렴으로 이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입원 직후 호흡곤란과 쇼크가 생겼고, 합병증으로 늑막에 고름(농흉)까지 생겨서 앞으로 2주일 이상 항생제 치료를 받고 농흉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치명적인 후유증 남기기도

폐렴의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와 세균 등 2가지이다. 바이러스성 폐렴은 나타나는 증상을 조절해주는 치료를 하면서 2차 감염을 막아주면 대부분 어렵지 않게 치료된다. 그러나 폐렴구균성 폐렴은 바이러스성 폐렴에 비해 발병 자체는 드물지만 병의 경과가 나쁘고 후유증이 심각하다. 치료기간도 오래 걸리고 흔히 농흉으로 진행돼 만성 폐렴으로 이어진다.

폐렴구균은 폐렴 외에도 5세 미만 아동에게 수막염 균혈증 패혈증 등 치사율이 높은 질병을 일으킨다. 또 폐렴구균으로 급성중이염이 생길 수 있는데, 이들 중 10~25%는 귀에서 고름이 나오는 삼출중이염으로 이어져 청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폐렴구균성 폐렴은 흔하지는 않지만 일단 걸리면 예후가 나쁜 경우가 많다. 엄마품에 안긴 유아가 폐렴구균 백신을 맞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폐렴구균은 건강한 사람 중 30 ~70%의 상기도(上氣道)에서 발견될 만큼 흔한 세균이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폐까지 내려가 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원래 면역기능이 약한 어린이가 감기 등으로 면역력이 더 떨어지면 폐에 침입해 폐렴을 일으킨다. 초기 증상은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해 구별하기 어렵다. 최은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폐렴구균성 폐렴으로 진단되면 항생제를 쓰면서 2~6주간 입원치료하는데, 쉽게 완치되는 아동도 있지만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 예방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소아 폐렴구균백신 맞으면 90%까지 예방 가능

하정훈 하정훈소아과 원장은 "폐렴구균으로 인한 소아 질환은 백신으로 60~90% 가까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폐렴구균은 90여종이 있는데, 이 중 10여가지가 대부분의 폐렴구균성 폐렴을 일으킨다. 최은화 교수팀이 2007년부터 올해까지 호흡기질환 증상이 있는 5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A와 6A 폐렴구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A는 전체 폐렴구균의 22%로 가장 많았으며, 6A는 13%로 19F, 6B와 함께 두 번째로 흔했다.

현재 국내에는 폐렴구균 중 7종, 10종, 13종을 막아주는 백신이 각각 나와 있다. 이 중 13가 백신인 프리베나13이 유일하게 19A와 6A의 발병을 막아 준다. 백신의 효과는 억제하는 세균의 종류가 많을수록 좋아진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5세 미만 어린이의 폐렴구균성 질환 예방률은 7가 백신 59.5%, 10가 백신 62.2%, 13가 백신 86.5%였다. 다만 백신접종 비용은 1회당 7가 백신 10만원, 10가 백신 13만원, 13가 백신 15만원선으로 예방할 수 있는 폐렴구균이 많을수록 올라간다. 폐렴구균 백신은 생후 2·4·6개월에 각 1회씩 접종하고 12~15개월에 1회 추가해 총 4번 맞아야 한다. 미국영국 등에서는 영유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있으나 우리나라는 선택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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