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에 녹아든 'VR'…'가상'에서 정신질환 잡는다

성균관의대 전홍진 교수

언론사

입력 : 2018.12.05 09:32

 
성균관의대 전홍진 교수는 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의학에서 가상현실의 적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성균관의대 전홍진 교수는 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의학에서 가상현실의 적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 성균관의대 전홍진 교수는 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의학에서 가상현실의 적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정신질환 환자 치료에 가상현실(VR)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정신질환 영역에서 의료진과 환자 간 상담과 약물치료가 주된 치료법이었으나, VR을 통해 환자에게 시각, 청각 등 다양한 자극을 줘 정신질환 환자 치료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VR이 임상에서 폭넓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VR 기기 사용 시 환자가 느끼는 멀미 현상(motion sickness)은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의대 전홍진 교수(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병원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의학에서 가상현실의 적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VR은 사용자에게 다양한 감각을 전달해 사용자가 현실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이에 과거에는 VR을 게임, 비행훈련 등에 주로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의학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울증, 공포증, 자폐 등 정신질환 환자에게 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도구(tool)로 VR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신질환 중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환자 치료에 VR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귀국한 전역군인 중 PTSD 진단을 받은 이들을 대상으로 VR 치료를 제공해 그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전 교수는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 중 전쟁에서 사망한 이들보다 귀국 후 자살하는 군인이 2배 더 많다고 한다"며 "미국에서는 참전군인에게 VR 치료를 제공해 전쟁 당시를 회상하도록 하고, 공포에 사로잡히면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면서 상담하고 있다. 이들이 스스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VR 활용에 따른 치료 효과는 긍정적이었다. PTSD 진단을 받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 15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VR 치료를 받은 군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수치가 감소했고 갑작스러운 반응에 깜짝 놀라는 증상도 완화됐다. 

이와 함께 사회적으로 주목받으면 공포나 불안을 경험하는, 사회 불안(social anxiety)을 겪는 성인도 VR로 꾸준히 훈련받으면 불안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신질환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 환자가 느끼는 공포를 공감할 수 있도록 VR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대상군에서 VR 활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 교수는 "조현병 환자가 느끼는 공포를 가족이 이해할 수 있게 VR로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도록 제공하고 있다"면서 "또 수술을 앞둔 소아는 VR로 수술에 대한 공포감과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상에서 VR 적용 범위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VR 기기를 사용할 때 환자가 느끼는 멀미 현상(motion sickness) 문제는 보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VR에서 멀미 현상이란, VR에 노출됐을 때 불편함, 두통, 어지럼증 등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 교수는 "비용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환자가 VR 기기를 계속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라며 "VR 기기를 5분 정도는 쓸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면 환자가 어지럼증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이비인후과와 함께 고스트레스군을 대상으로 어떤 상황에서 VR에 노출됐을 때 멀미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VR 기기에 견디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고령에게 VR을 적용하기 어려웠고 젊은 연령층에서만 VR을 활용하는 문제가 감지됐다. 뿐만 아니라 VR 기기 사용 시 눈에 열이 나 안구 건조증이 유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이비인후과가 협력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는 게 전 교수의 전언이다.

이어 그는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모바일을 이용해 스스로 우울 및 불안 등을 경감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연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VR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져 병원에 잘 적용할 수 있길 바란다. VR이 임상에 많이 활용될 것이기에 향후 고령도 사용할 수 있는 VR 기기가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sh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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