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운영 일본을 보라”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국고지원 확대 추세 "문재인 정부, 이명박· 박근혜 전철 밟지 않아야"

언론사

입력 : 2018.09.15 09:42

[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점차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지원 부담금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성공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의 역할’ 토론회에서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은 “2012~2016년까지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국민부담률은 연평균 1.48% 증가해 OECD 평균인 0.74%의 2배 속도로 상승했다”며 “우리나라 국민은 사회보장을 위해 가처분 소득 중 매년 3.13%씩 더 각출하고 있다. 지난해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20조7733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국가는 국민 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 목적을 달성해야한다는 헌법상 의무를 가지고 있다”며 “따라서 일반적인 치료는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보험료로 충당하되, 국가의 책임영역은 세금으로 재원을 추당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2년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매해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일반회계지원금 14%, 건강증진기금 지원금 6%)를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법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정부지원금은 매해 보험 예상수입의 20%를 예산범위 내에서 지원한다”고 모호하게 돼 있어 실제지원액은 보험료 예상 수입의 20%와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신 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 2007년 이후 보험료 예상수입의 20%와 실제 지원액과의 차이를 합하면 무려 18조원이 덜 걷혔다. 또 실제 보험료 수입 대비 정부지원금의 비율은 2007~2017년 평균 15.45%에 그치고 있어, 예상 보험료 수입의 20%에 비해 현격하게 미달했다.

신 연구원에 따르면 건강 보험을 운영중인 외국은 대부분 국고 지원을 늘리고 있다. 사회보험을 실시하는 대다수 국가에서는 인구가 고령화 되면서 보험 수입만으로 급여비를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9.18%씩 국고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해 국고지원금은 30억4900만 유로로 2011년부터 연평균 30.3%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10억8200만 유로에 불과했다.

일본은 건강보험 재정의 국고지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2015년의 경우 국고지원금 비율은 38.88% 였다. 당시 국고와 지방 등 정부지원금은 16조4715억엔이었으며 국민이 낸 보험료 수입은 42조3644억엔이었다.

신 연구원은 보험료 인상보다 국고 지원을 늘리는 게 바람직한 이유로는 ‘형평성 제고’, ‘고용과 성장’을 꼽았다.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가구 소득 수준에 따른 월평균 세금 및 소득세’를 살펴보면 중산층 이하의 계층은 세금 대비 보험료 부담이 높은 반면 고소득층은 적게 부담하고 있었다. 따라서 세금을 통한 국고 지원 증가가 형평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또 2008년 OECD에 따르면 국민들에 대해 지속적인 보험료 의존은 고용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료를 올리게 되면 사용자 입장에서 부담이 늘어나 고용을 주저하게 될 수 있어 OECD는 가급적 세금을 내는 방향으로 전환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1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성공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의 역할’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1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성공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의 역할’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1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성공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의 역할’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이명박 · 박근혜 정부, 건보재정 20조 채권·펀드에 투자”

참여연대 정현준 실행위원은 “결국 20조원의 적립금이 있다는 사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부터 현재까지 많이 걷고 못 썼다는 얘기”라며 “이런 국가경영은 가입자인 국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사회보험 재정 건전화를 발표하면서 건보 흑자로 재정을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확인해보니 3년 이상 채권과 펀드에도 20조원이 가입돼 있었다”며 “이렇게 쓰면 안 되는 돈이다. 결국 돈을 많이 남겨서 국고 지원을 줄이려고 했다는 건데 예전 정부의 적폐 중 하나를 문재인 정부도 주장한다면 실망”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사회보험 제도를 실시하는 해외 국가들의 경우 환자가 아픈 기간 동안 일을 못하기 때문에 소득까지 현금으로 보전해 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상병 수당을 실시할 의지도 안 보이면서 막대한 금액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며 “적립금은 한 달 분 정도만 보유하고 나머지를 보장성 강화에 쓰는 게 적폐 청산의 길”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강보험을 63~70%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OECD 선진국 수준인 80%는 돼야 개인의 건강과 성장을 개인·가정이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는 초석을 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정부의 국민건강보험 국고지원액이 실질적으로 20%를 채우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헬스코리아뉴스 박수현 기자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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