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OO탕으로 원인치료” 유명 한의원 불법 의료광고 논란

바른의료연구소 “사람 대상 유효·안전성 평가 없어”“봐주기식 일관 관할 보건소, 잇단 민원에 시정 조치”

언론사

입력 : 2018.08.10 17:01

▲ 문제가 된 P한의원 광고판 (사진=바른의료연구소 제공)
▲ 문제가 된 P한의원 광고판 (사진=바른의료연구소 제공)

유명 한의원이 소비자를 현혹시킬 우려가 있는 불법 의료광고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관할 보건소가 봐주기식으로 일관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 5월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지하통로 벽면 등에 ‘비염에는 P탕’이라는 제목의 P한의원 광고물을 확인하고 관할 보건소에 허위과장 광고 관련 민원을 제기했으나 해당 보건소는 한의원 봐주기식 답변을 내놓았다고 10일 밝혔다. 이후 험난한 과정을 추가로 거친 후에야 소비자 현혹 광고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받아볼 수 있었다고.

바른의료연구소는 P한의원 광고에 대해 크게 2가지 부문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먼저 질병의 원인과 뿌리를 찾아 치료한다는 문구와, 둘째로 SCI급 국제 학술 논문과 SCOPUS논문 등재로 과학적으로 인정받은 P탕으로 비염은 물론 아토피, 천식 등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P한의원은 ‘비염을 단순히 코에만 한정 짓지 않고 폐의 기능을 강화해 코가 본래의 제 기능을 찾도록 하는 원인 치료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병의 원인과 뿌리를 찾아 치료하는 것, 이것이 P한의원의 치료 철학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과학적으로 인정받은 P탕으로 비염은 물론 아토피, 천식 등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있습니다’라고 광고하고 있다.

‘원인치료’, ‘병의 원인과 뿌리를 찾아 치료’ 등 문구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한다는 의미로 한의협 의료광고심의위는 근본·근원·뿌리·제거 등의 문구는 소비자 현혹 및 치료효과 보장, 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SCI급 국제 학술 논문과 SCOPUS논문 등재와 관련해서는 바른의료연구소가 자료를 수집해본 결과 P한의원이 제시한 P탕의 근거 논문 2편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닌 쥐와 개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첫번째 논문은 쥐 실험에서 P탕 추출물이 대기오염 물질로 유발된 호흡기 염증성 객담의 과다분비 및 블레오마이신 유발성 폐섬유화증을 완화시킨다는 것이고 두번째 논문은 개 실험에서 P탕이 개의 혈액학적, 생화학적, 단백 및 지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이 두 편의 논문은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또 아무리 동물실험에서 특정 약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에서는 전혀 효과가 없으면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객관적 근거가 없는 P한의원의 광고는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연구소 측에 따르면 관할 보건소는 ‘원인’이라는 표현의 적절성 여부는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가 아닌 전체적 이미지 및 문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복지부 의견에 따라 현혹성 문구로 판단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의료법 제56조 7항에는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근거가 없는 내용을 포함하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으나 연구소의 민원과 관련해 해당 의료기관의 의견 제출을 요청해 확인한 바 근거 없는 광고라고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해당 의료기관으로부터 SCI급 논문은 SCI, SCIE, SSCI, A&HCI, SCOPUS 5가지를 말한다는 근거 있는 답변을 받았다는 답변했다.

이에 연구소는 보건소 답변이 납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의료기관이 제출한 의견서를 공개해달라는 청구를 했지만 보건소는 “P한의원에서 제출한 의견서는 확인 후 다시 의료기관으로 송부해 존재하지 않다”고 답했다고.

또 현혹성 문구로 판단하지 않은 근거를 공개해달라고 하자,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의료서비스 소비자가 당해 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내용(대법원2010.03.25., 선고 2009두21345 판결 등)을 제시했다고.

이후 연구소는 복지부에 의료법 위반 여부에 대한 민원 신청을 했고 답변을 인용해 해당 광고가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고 보건소에 다시 민원을 제기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비록 동물실험 논문이긴 하지만 보건소는 P한의원 논문이 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돼 있으니 ‘원인치료’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는 아주 잘못된 판단이다”며 “사람대상 임상시험 근거가 있다면 몰라도 쥐 실험만으로 사람의 비염, 아토피, 천식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고 광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보건소는 연구소의 재민원에 대해 “재민원을 통해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의료서비스 소비자에게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보건소는 새로운 광고 문구를 제작하고 심의를 받기까지 소정 기간이 소요될 것임을 고려해 내달 안에 시정할 것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P한의원이 P탕을 45년 간 처방하고 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P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지 않았음에도 사람에서의 비염 등 원인을 찾아 치료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는데, 이는 객관적 근거가 없는 소비자 현혹 광고”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관할 보건소가 봐주기식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연구소는 3회의 민원신청과 1회의 정보공개청구 등 3개월의 시간을 소요했다”며 “향후 보건소들이 불법 의료광고 신고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감사원에 직무유기에 대한 공익감사청구를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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