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책임 묻자 충격에 빠진 제약업계

후생노동성, 의약품 판촉 활동 가이드라인 공개

언론사

입력 : 2018.07.13 18:52

디오반 임상연구 부정 사건으로 촉발된 제약기업의 판촉활동 문제점이 결국 투명한 판촉활동과 모든 책임을 경영자에게 묻는 내용을 골자로 후생노동성의 ‘의약품 판매정보제공 활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12일 공개되자 제약사들이 충격에 빠졌다.

가이드라인에는 제약회사 내부에 ‘판매정보제공활동 감독부서' 설치를 주문했고, 매출 목표 설정과 MR·MSL 활동에 대한 모든 책임을 기업경영에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이같은 정부안을 접한 제약기업들은 충격에 빠졌다. 제약기업의 지배 구조 강화를 위한 체제 정비를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위기다.

일본제약공업협회(제약협회) 다나카 상무이사는 가이드라인 책정 배경에 디오반 사건과 CASE-J 사건 등의 부정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약업계가 진지하게 받아들여 제대로 대응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약협회도 의약품 적정 사용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회원사들에게 또 다시 주의를 환기시킬 방침이다.

침묵에 빠진 제약사 간부들

의약품 정보 제공 가이드라인이 공개될 것이라는 정보가 나오면서 제약사 영업본부장들은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된 ‘판매정보제공활동 감독부서' 설치를 위한 체제 정비에 착수해야하기 때문. MR과 MSL이 실시하는 프로모션 사안에 대한 모니터링과 감시지도도 실시해야 한다.

특히 경영진의 책임, 회사의 지배 구조 등이 제약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각계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 2019년 정기국회에 제출이 예상되는 의약품의료기기등 법(약기계법) 개정안에 포함될 예정이다.

현재 조직 체제 재검토 불가피

제약사들은 앞으로 판매정보제공활동 감독부서 설치를 둘러싸고 조직적인 체제 구축도 필요하게 됐다. 이미 준수부서 또는 법무부서 등으로 지배구조 강화에 참여하는 기업은 많다.

다만 가이드라인 초안에 판촉 자재의 심사와 MR, MSL 활동을 모니터링 등의 역할을 명기됨으로써 현재의 조직체제 재검토가 불가피 해졌다는 지적이다. 중견제약사나 제네릭 메이커 등이 인재 확보 및 조직체제 구축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이미 확산되고 있다.

의약품 프로모션을 놓고 경영진의 책임이 명기된 점은 제약사들에게 매우 큰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가이드라인에는 "경영진은 임직원에 대한 평가, 보상, 적절한 판매정보 제공 활동의 실시 여부 및 행하는지 여부를 적절히 반영한 것"이라고 이른바 교육지도적인 문구가 포함됐다.

"신약 발매 직후 수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할 정도로 기대했던 “신약이라서 매출 목표는 높은 게 좋다”는 식의 영업본부에 부과되는 ‘스트레치 목표는 MR 활동을 왜곡시키는 계기로 작동했었다.

병원방문 건수, 의국설명회 횟수 모든 MR 활동이 숫자로 관리되는 가운데, 목표 달성은 MR에게 절대 조건이다. 목표달성 인센티브를 받는 MR을 회사는 고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가 실제 환자 수와 크게 동떨어져 있으면 어떻게 될까. 만약 필요 없는 환자에게까지 해당 신약이 프로모션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을까. 더욱이 그 목표 설정을 누가 정한 것일까. 따라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경영진의 책임을 명기한 것은 제약사들에게 큰 의미를 던지고 있다.

디오반 임상자료 조작 사태 이후 제약업계도 부정 방지를 위한 대처를 진행해왔다.

제약협회는 2015년부터 2016년에 걸쳐 회원사들에게 투명한 판촉을 거듭 촉구해왔다. 내부심사 체제를 영업부문 밖에 두는 등 체제의 강화와 투명성 확보를 촉구했다.

2016년 3월 22일 회원사들에게 보낸 공문에서는 "내부 검토에 외부 제 3자를 참여시키고, 더욱 높은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여기서 말하는 제3자는 ‘지난 2년 이내에 임원 또는 직원이었던 인물은 제외’. 제약협회의 심사도 의사 2명, 약사 1명의 제 3자를 추가, 심사의 범위도 소개 개요의 특정 항목 버전, 전문지 광고 기사형 광고까지 그물을 확대했다. 또한 2015년 9월에는 의약품제품정보 개요 등에 관한 작성요령을 작성했고 2019년에는 업데이트 할 예정이다.

제약협 "관리에 참여하는 기업도 늘고있다"

제약협회 다나카 상무이사는 "가이드라인이나 법제화되기 전에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하자는 것으로, 게재된 것은 제약협서 이미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제약기업이 주최하는 제품 설명회의 마지막 슬라이드에 지역 책임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명기하는 등 관리 구조에 참여하는 제약사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 자재 심사범위도 "디오반 문제의 반성을 감안한다면 시판 후 새로운 임상 데이터는 팜플렛도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심사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승인 약·적응외 약에 대해 의료 종사자와 환자 등의 ‘요구에 따라’ 제공 할 수도 있다고 명기돼 있다. 이와 관련 다나카 상무는 MR도 MSL도 이를 준수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원사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정밀도가 낮은 것은 높이고 신속하게 할 수 있는 노력 해 달라"고 강조했다. ①잘못된 판촉 자재를 만들지 않는다 ② 못된 자재는 내부 심사를 통과되지 않는다 ③ 올바른 판촉 자재를 부적절하게 사용하지 않는다 등 "3無" 활동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한편 후생노동성은 2019년에 예정된 약물기법 개정을 둘러싸고, 허위·과대 광고를 한 제약기업에 대한 과징금 및 임원의 해임 명령 등을 목표에 넣고 비리에 대한 행정조치를 대폭 재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나타냈다.

현재는 약기계법상 허위·과대 광고의 금지 및 적정 광고 기준 등의 규제는 있지만,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장애물은 높다. 가이드라인의 책정에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기업 자신이 자정 작용을 하고 억지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약사신문 전미숙 rosajeon@phar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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