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청소년 공감 능력 올리면 행동도 뇌도 바뀐다

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팀, 분노충동조절 프로그램 활용해 학교 폭력 가해자 행동 분석

언론사

입력 : 2018.07.13 16:02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
  ▲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

국내 연구팀이 공감에 바탕을 둔 분노충동 조절 치료 프로그램을 활용해 학교 폭력 가해 청소년의 행동과 정서, 뇌기능을 동시에 개선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의대 김붕년 교수(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김인향, 강윤형, 권국주, 최지현, 이고은 연구원)팀이 2014년부터 개발한 '공감증진 기반 분노 및 충동조절 장애 청소년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이용해 청소년 가해자들의 긍정적 행동 변화를 가져왔다. 

이 프로그램은 '폭력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약한 사람은 폭력을 당하는 이유가 있다',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기 전에 내가 먼저 공격해야 한다' 등 학교폭력 가해자의 왜곡된 인지를 '공감'(타인의 고통 이해)에 바탕을 두고 바로 잡는 프로그램이다.

또 본인의 충동성과 공격성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 의사소통 기술 등도 훈련시킨다.

김 교수팀은 전국 400여 명의 학교폭력 가해청소년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중 연구 대상자로 선정된 24명의 중고등 학생에게는 매주 2회씩 8주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시행 전 후 임상 및 신경심리 검사와 뇌영상 촬영(functional MRI)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부모평가척도(부모가 자녀를 평가)에서 학교폭력과 관련된 4개 항목 ▶ 비행 ▶ 공격성 ▶ 내재화(불안, 우울 등이 내면에 잠재화) ▶ 외현화(과잉 충동 행동 등을 밖으로 표출) 의 점수가 치료 전에 비해 치료 후 모두 유의미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개 항목은 총 113개 질문으로 평가했다. 질문은 0~2점(0점: 행동하지 않음, 1점: 가끔 행동함, 2점: 자주 행동함)으로 점수화했다. 

각 항목의 점수는 해당 항목에 해당되는 질문의 총점이다. 그리고 모든 대상자의 총점을 산출한 것이 위의 결과다.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은 비행 성향이 강한 청소년에서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비행 행동을 많이 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모든 항목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개선됐다는 것. 

     

뇌 기능 개선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뇌영상 촬영 결과를 분석해 보니, 청소년들의 전두엽과 두정엽 신경회로가 활성화됐음을 확인했다. 

전두엽은 뇌에서 충동 및 공격성을 조절하고 공감능력을 담당하는 부위다. 두정엽은 상대방의 얼굴표정과 관련된 감정을 해석하는 역할을 한다. 두정엽의 기능이 떨어지면 상대방의 표정을 나쁜 쪽으로 해석하게 된다. 

이 두 부위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된 것은 충동 및 공격성은 줄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높아졌다는 말이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공감과 공격성, 충동성 조절과 관련된 뇌기능이 동시에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한 연구"라며 "향후 청소년 치료프로그램 개발과 효과성 검증 연구의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분노조절장애, 충동공격성 문제 등으로 고통 받는 소아청소년과 성인에게 치료 대안을 제시했으며,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실질적 해결책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신경정신약물학 & 생물학적 정신의학의 진보' 최근호에 게재됐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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