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시간 지키려고 생사 오가는 환자 두고 가야 하나"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전공의 인력 부족한 상황에서 수련시간 초과할 수밖에 없어"

언론사

입력 : 2018.06.15 06:32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공의 특별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좌부터) 송현 법인설립위원회장, 오태윤 이사장.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공의 특별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좌부터) 송현 법인설립위원회장, 오태윤 이사장.

  ▲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공의 특별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좌부터) 송현 법인설립위원회장, 오태윤 이사장.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을 주 80시간으로 제한한 '전공의 특별법'을 두고 사실상 이를 지키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생사를 오가는 환자를 보는 진료과에서는 의료진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를 두고 갈 수 없기에 전공의 특별법을 지키려고 노력해도 법정 수련시간을 초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오태윤)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국제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학회 송현 법인설립위원회장(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은 "전공의 특별법을 지킬 수 있는 진료과가 있는 반면, 흉부외과와 같이 생사를 오가는 환자를 보는 과는 80시간을 지키려고 해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며 "의사는 아픈 환자를 두고 갈 수 없다. 환자가 중요하기에 법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학회는 전공의 특별법을 따르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현 전공의 인력 부족 문제를 꼽았다. 

 
학회 김동관 상임이사
학회 김동관 상임이사

  ▲ 학회 김동관 상임이사

학회 김동관 상임이사(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는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등에서 일해야 하는 전공의가 하루에 최소 9명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응급실 전공의도 필요한데 현재 아산병원 전공의는 총 10명인 상황"이라며 "게다가 야간 당직을 포함해 36시간 초과 근무하면 하루 오프를 줘야 한다. 산술적으로 보더라도 10명이 주 80시간 근무는 쉽지 않다. 전공의, 펠로우 각각 주 80시간 근무하면 지금보다 최소 2배 인력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공의 특별법을 추진하면서 이 같은 문제가 생긴다는 걸 예상했다"면서 "그런데 이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그동안 병원은 전공의 인력을 착취하고자 일을 시킨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송 법인설립위원회장은 "연간 1만명가량의 환자가 심장수술을 받고 있다. 폐암, 식도암 등을 포함하면 약 3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를 대략 3만 6500명으로 보고 매일 시행되는 수술을 계산하면 하루에 100명이 수술을 받는 셈이다"며 "즉 하루에 100명을 수술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한데 전국적으로 흉부외과 의사는 많이 부족하다. 흉부외과는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지원이 없으면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학회는 현 전공의 특별법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첫 시작으로 학회는 올해 초부터 여성 전공의를 대상으로 전공의 특별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학회 오태윤 이사장(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은 "(전공의 특별법에 따라) 임신한 여성 전공의는 수련시간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학회 내부적으로 여성 전공의에게 수련시간 연장에 대한 생각과 이를 강제 또는 본인 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할지에 대한 응답을 받고 있다"며 "다음으로는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전공의 특별법이 우리 현실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전공의 특별법에 대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연말에 흉부외과 현실 및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한 길라잡이를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공의 특별법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글에 따르면, 주 평균 100시간을 초과한 격무에 시달린 의사에게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기에 환자와 병원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전공의 특별법을 지킬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14일 오후 5시 기준 약 230명이 청원글에 동의 의사를 밝혔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sh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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