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귀에 ‘돌’이 빠져서 어지럽냐고요?

의사에게 배우는 인체생리학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박억숭 센터장

이석기관과 막반고리관

천장이 빙글빙글 돌고 귀에서 ‘윙윙’ 소리가 들리고 계속 구역감을 일으키는 어지럼증. 어지럼증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정지해있음에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모든 증상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런 어지럼증을 호소할 때 “귓속 돌이 빠져서 그렇다”고 말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실제 귀 안에 돌이 있을까? 그 돌이 빠져서 어지럼증을 유발할까?

귀의 가장 안쪽 ‘속귀’의 구조와 기능을 알면 왜 귓속 돌이 빠져서 어지럼증이 생긴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속귀는 머리 관자뼈(temporal bone)의 뼈미로(bony labyrinth)라는 공간에서 듣기와 평형 기능을 수행한다. 뼈미로 속에는 막으로 된 구조인 막미로(membranous labyrinth)가 있고 그 안쪽은 속림프(endolymph)로 채워져 있다. 막미로는 ‘이석기관(otolith organ)’, ‘막반고리관(membrane semicircular canals)’, ‘달팽이관(cochlear duct)’ 세 종류로 이뤄져 이고, 각 부위마다 특별한 기능을 수행한다.

1. ‘이석기관’은 둥근주머니(saccule)와 타원주머니(utricle)라는 2개의 주머니로 이루어져 있다. 속림프가 들어있고, 속 면 일부에는 평형에 관여하는 ‘평형반(macula)’이라는 조직이 있다. 평형반은 표면의 ‘평형모래막(statoconial membrane)’과 아래의 ‘털세포(hair cell)’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가 기울어지면 속림프가 움직이고 털세포는 휘어진다. 이런 변화로 뇌는 가속과 감속을 감지하고, 몸의 ‘정적 평형(static equilibrium)’을 유지하게 된다.

2. ‘막반고리관’은 타원주머니에 붙어 있는 3개의 ‘고리처럼 생긴 관’이다. 각각의 반고리관에는 팽대(ampulla)가 있고 그 내면에 ‘C’자형의 ‘팽대능선(ampullary crest)’을 이루고 있다. 이 팽대능선도 평형반과 구조가 비슷하다. 머리가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면 ‘속림프, 털세포’를 통해 뇌는 ‘머리와 몸의 회전’을 감지하고 몸의 ‘동적 평형(dynamic equilibrium)’을 유지하게 된다.

3. 속귀의 ‘달팽이관’은 달팽이 모양의 막미로이다. 가운데귀를 지나온 외부의 소리 자극은 달팽이관 속림프(endolymph)를 진동 자극으로 바꾸고, 털세포(hair cell)로 전달된다. 결국, ‘소리를 듣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달팽이관을 제외하고, 평형을 담당하는 이석기관과 막반고리관에는 실제로 ‘평형모래(돌)가 존재’한다. 면역 저하, 염증 등의 원인으로 평형모래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면 평형을 유지할 수 없고 어지럼증,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이때 ‘귀의 돌이 빠졌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어지럼증 중에서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들고, 눈 떨림(nystagmus)이 동반되는 것을 ‘현기증(현훈, vertigo)’이라고 한다. 이때는 원인이 귀에 있는지 중추신경계에 있는지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MRI 검사를 해서 소뇌의 뇌경색을 반드시 감별해야 한다.
소뇌의 기능은 ‘미세조정’을 통해 뼈대근육 수축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평형과 자세’를 유지하고, 근육과 관절의 ‘고유감각정보(proprioceptive information)’를 받아 신체의 위치조절에 사용한다. 따라서 소뇌의 기능이 떨어졌을 때의 상태는 소주 세 병 먹은 정도라고 생각하면 쉽다.

참고로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멀미(motion sickness)’는 자동차, 비행기, 배를 탔을 때 느끼는 어지럼, 구역 등을 말한다. 보통 속도와 방향이 바뀌는 상황에서 수평선을 눈으로 볼 수 없을 때 생긴다. 눈은 ‘한 곳에 가만히 있다’고 전달하지만, 속귀는 ‘무엇인가 변화 중’이라고 머리에 알려주기 때문에, 이 둘 사이의 충돌로 발생하게 된다. 시선을 돌리거나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증상이 줄어들 수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의사에게 배우는 인체생리학

인체생리학을 기반으로 인간에게 각종 질환이 왜 생기는지에 대한 기전을 알기 쉽게 정리합니다.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장
동원과학기술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폐,식도 전임의
고신대학교 흉부외과 의학박사
부산부민병원 응급의학과장
테트라시그넘 이사

2014 "Samuel Dung Detective" ,좋은땅
2018 "해부학", 수문사
2019 "생리학", 수문사
2019 "병리학", 수문사
2020 "약리학" 수문사

2005 "친절한 의사상" 곽병원
2011 "이영균 학술상" 제14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2018, 2019 "최우수 강의상" 동원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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