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린 아이에게 중이염 잘 오는 이유는?

의사에게 배우는 인체생리학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박억숭 센터장

귀의 해부학적 구조

5살 이하의 어린이가 감기로 병원을 방문했을 때 “중이염이 있어 항생제를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 중이염은 싹 사라진다. 왜 그럴까? 바깥귀와 가운데귀 등 ‘귀의 구조’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귀는 듣기(hearing)와 평형(equilibrium)이라는 뚜렷한 두 가지 감각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기관으로 바깥귀(external ear), 가운데귀(middle ear), 속귀(inner ear) 세 부분으로 나뉜다. 바깥귀와 가운데귀는 주로 듣기, 속귀는 듣기와 평형에 관여한다. 

‘바깥귀’는 귓바퀴(auricle)와 바깥귀길(external auditory meatus) 그리고 고막(tympanic membrane)으로 구성된다. ‘귓바퀴’는 조개껍질 모양이고 연골로 이루어져 있다. 소리를 바깥귀길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바깥귀길’의 좁은 입구는 커다란 물체가 고막을 망가뜨리지 않게 하고, 입구의 털들은 고막을 보호한다. 바깥귀길 깊은 곳에 귀지샘(귀지선, ceruminous gland)이 있어 귀지(cerumin)를 만든다. 귀지는 죽어서 떨어진 피부세포들이 뭉쳐져 있는 것으로, 바깥귀길을 매끄럽게 하고 미생물 증식을 방해한다. ‘고막’은 바깥귀와 가운데귀의 경계 막으로 ‘깔때기 모양’의 상피조직 판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께는 약 0.1㎜로 얇다. 고막에 음파가 부딪히면 진동이 생기고, 이것을 가운데귀와 속귀로 전달한다.

‘가운데귀’는 음파가 고막에 부딪히면서 생긴 진동을 속귀로 전달하는 공간이다. 육면체로 된 이 공간을 ‘고실(tympanic cavity)’이라 부르고 ‘3개의 귓속뼈’가 들어있다. ‘고실’은 고막과 고막 반대편의 안쪽 벽 사이의 작은 공간이다. 길이 약 3㎝의 ‘귀관(auditory tube: 유스타기오관)’을 통해 코인두(nasopharynx)와 연결되고 바깥 공기가 드나들 수 있다. 하품하거나 침을 삼킬 때 귀관의 입구가 열려서 가운데귀의 압력이 대기와 평형을 이루게 된다. ‘귓속뼈’는 세 개의 뼈로, 고막에 붙어 있는 망치뼈(malleus), 가운데의 모루뼈(incus), 가장 안쪽의 등자뼈(stapes)가 있다. 이들은 고막과 고막 반대편의 안쪽 벽인 안뜰창을 연결하고 음파에 의한 ‘고막 진동을 속귀의 림프 진동’으로 바꾼다. 또한, 고막과 귓속뼈는 소리를 약 20배 증폭시킨다. 


중이염(otitis media)은 보통 가운데귀의 세균성 감염을 의미한다. 감염 경로는 귀관, 바깥귀길, 혈행 감염이 있지만, 귀관을 통한 전파가 가장 많다. 특히, 소아에서 많이 관찰된다. 소아에서 목감기 등 상부 호흡기감염이 있으면, 목에서부터 고실까지 염증은 쉽게 번질 수 있다. 소아의 귀관은 어른보다 ‘넓고’, ‘짧고’, ‘수평’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중이염이 심해지면 고실에 점액이 차면서 내부 압력이 높아진다. 고막은 붉어지고 반대쪽으로 튀어나와 보인다. 이때 귀통증(otalgia)과 열(fever)이 발생한다. 치료 없이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 되면 귓속뼈들은 서로 들러붙게 되고 결국, 귀가 잘 안 들리게 될 수 있다.

중이염 초기에는 ‘항생제 사용’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심해지면 고막 천자, 고막절개, 환기관 삽입 등의 시술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고막 천자’는 주사기를 이용하여 고실에 있는 삼출액을 직접 뽑아내는 방법이고, ‘고막절개’는 고막에 구멍을 만들어 삼출액이 자연 배출되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가운데귀에 있는 액체를 뽑아냄으로써 통증을 줄일 수 있고, 세균검사도 할 수 있다. ‘환기관 삽입’은 볼펜 심처럼 내부가 뚫려있는 플라스틱 관을 고막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가운데귀의 배출과 환기에 도움이 된다.

5살 이후 성장하면서 소아의 귀관은 점점 길어지고, 경사도 급해지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줄어들어 중이염 발병률 역시 서서히 감소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의사에게 배우는 인체생리학

인체생리학을 기반으로 인간에게 각종 질환이 왜 생기는지에 대한 기전을 알기 쉽게 정리합니다.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장
동원과학기술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폐,식도 전임의
고신대학교 흉부외과 의학박사
부산부민병원 응급의학과장
테트라시그넘 이사

2014 "Samuel Dung Detective" ,좋은땅
2018 "해부학", 수문사
2019 "생리학", 수문사
2019 "병리학", 수문사
2020 "약리학" 수문사

2005 "친절한 의사상" 곽병원
2011 "이영균 학술상" 제14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2018, 2019 "최우수 강의상" 동원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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