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혈장 치료’가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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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사랑병원/고용곤 원장

요즘 전 세계인이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염원하면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전 세계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완치자의 혈액을 이용한 ‘혈장’ 치료를 처음 시도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올 하반기에는 혈장 치료제의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보도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무척 고무적인 소식이다.

그렇다면 혈장 치료가 대체 무엇이기에 당장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혈장 치료는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제한적으로 사용된 적이 있는데, 핵심은 바로 ‘혈장’에 있다. 혈장은 혈액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이라는 혈액세포를 빼고 남은 액체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중 완치한 사람의 혈액에서 분리한 혈장에는 다량의 항체가 들어 있다. 즉 혈장 치료는 완치자의 혈장을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갖게 하는 치료 방법이다.

퇴행성관절염 환자라면 혈장 치료와 비슷한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PRP로 불리는 ‘풍부 혈장’인데, 코로나19의 경우와는 달리 환자 자신의 혈액 속에서 성장 인자를 갖고 있는 혈소판을 분리해 치료에 적용한다. 이처럼 사람의 혈액 속에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치료제가 숨어 있다.

비단 아픈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인간에게 혈액은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 생명의 원천이다. 성인은 대략 체중의 8% 비중으로 4~6리터 정도의 혈액을 갖고 있다.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려면 혈액이 지나다니는 통로인 혈관을 통해 혈액이 온몸을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인체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지혈과 체온조절도 해야 하며, 외부의 세균과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방어하고, 몸속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그냥 빨간 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혈액은 55% 정도의 액체 성분인 혈장과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의 혈액세포로 이뤄진다. 피가 빨간 이유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라는 혈색소 때문이며, 피가 물보다 점도가 있는 것은 혈장에 단백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혈장에는 또한 단백질 외에 이온, 무기질 등이 녹아 있기도 하다. 이처럼 혈액에는 여러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치료 용도에 맞게 혈액을 분리, 정제, 농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PRP 시술과 코로나19에 사용하는 혈장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혈액을 원심 분리해야 한다.

‘원심 분리’란 고속 회전으로 생기는 원심력을 이용한 원심 분리기를 통해 채혈한 혈액에 섞여 있는 물질을 분리하고 정제 및 농축하는 과정을 말한다. 혈액을 원심 분리하면 밀도에 따라 혈장, 백혈구와 혈소판, 적혈구 등으로 분리되며 노란색, 흰색, 빨간색의 층으로 나뉜다. 단백질이 들어 있는 혈장은 위층에 존재하며 노란빛을 띠는데, 다소 가벼운 혈소판이 혈장 속에 떠다니기도 한다. 또 혈장에 비해 다소 무거운 적혈구는 빨간색으로 아래층에 존재하고, 흰색 층의 백혈구와 혈소판은 노란색의 혈장과 빨간색의 적혈구 사이에 형성된다.

이렇게 혈액을 원심 분리해 외부 병원체에 대한 항체와 성장 인자를 농축하면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무릎이나 팔꿈치 관절에는 혈액 공급이 쉽지 않아 염증 악화가 빠른 편이다. 이러한 부위에 혈액에서 분리한 ‘혈소판 풍부 혈장(PRP)’을 공급해 치료를 돕는다. 이것은 혈류 공급이 어려운 병변 부위에 직접 미세 바늘을 활용해 혈액을 공급하는 방식에서 착안한 치료법이다.

‘혈소판 풍부 혈장(PRP)’ 시술은 이미 미국·유럽·일본 등에서 무릎관절염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혈소판’은 성장 인자를 분비해 손상되거나 괴사한 조직을 제거하고 재생과 치유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혈소판이 손상된 인대·근육·연골 치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로 인해 세포 증식, 콜라겐 생성, 상피세포 성장 촉진, 신생혈관 재생, 상처 치유 등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팔꿈치 관절의 ‘혈소판 풍부 혈장(PRP)’ 시술이 신의료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의 혈액이든 타인의 것이든 채혈된 혈액은 면역 반응과 감염 등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치료에 적용하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이미 혈액에서 얻은 치료제는 적혈구제제, 혈장제제, 혈소판제제 등으로 필요한 환자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일반 수술뿐만 아니라 출혈이 심한 환자나 응급 수술 시 출혈이 지속되어 위급 상황에 빠질 수 있는 환자에게는 수혈이 절실하다. 또 혈우병, 혈소판 기능장애, 혈소판 감소증, 급성 백혈병, 재생 불량성 빈혈, 화상, 간기능 이상, 혈색소 수치가 낮은 경우 등 다양한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

앞으로 한 명의 헌혈이 더욱 절실해지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인해 점점 헌혈 인구가 줄고 있는데, 소중한 헌혈로 얻어진 혈액이 얼마나 중요하게 쓰이는지 한 번쯤 되새겨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채혈된 혈액은 환자의 질환에 따라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치료에 사용된다. 다만 혈액을 통해 얻는 치료제와 시술법은 앞으로도 연구와 개발이 꾸준히 필요하며, 실제 의료 환경에서 많은 환자의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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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인턴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수료
- 現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 現 대한정형외과 슬관절학회 정회원
- 現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교실 외래교수
- 現 연세사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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