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일부가 되는 ‘관절 치환술’

진화하는 인공관절 이야기

연세사랑병원/고용곤 원장

1970년대 중후반, 공상과학 요소가 가미된 미국 드라마 ‘6백만 달러의 사나이’를 우리나라 TV에서 방영한 적이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아주 오래 전 일이지만 정형외과 의사가 된 나에게는 몇몇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특별한 드라마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은 원래 우주 비행사였다. 불의의 사고로 신체 일부를 잃어버린 후 최첨단 생체공학으로 새로운 왼쪽 눈과 팔다리를 갖게 된다. 6백만 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을 쓴 결과, 그야말로 초능력자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의 놀라운 초능력은 마치 만화영화에 나오는 로봇의 그것을 가져온 것처럼 상당히 진기하다. 야간 투시력과 줌 기능을 가진 왼쪽 눈, 강력한 힘을 가진 팔, 고속 질주와 높은 도약이 가능한 다리는 드라마 속 악당을 단번에 제압하는 생체 무기이다. 그 유명한 배경음악이 ‘두두두두’ 하고 깔리면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은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를 내며 달린다.

그때는 주인공의 초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인조 눈, 인조 팔과 다리가 비현실적인 상상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초능력을 제외하곤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그다지 놀랍지 않다. 극심한 통증과 휜 다리로 보행조차 쉽지 않은 노인이라도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를 거치면 똑바로 잘 걷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1962년에 인공관절 수술이 성공하지 않았다면 ‘6백만 달러의 사나이’의 모습이 조금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인공관절’은 영국의 정형외과 의사인 존 찬리(John Charnley)가 고관절에 시행한 수술이 성공하면서 역사의 첫 장을 열었다. 존 찬리가 ‘인공관절’로 시행한 수술인 ‘관절 성형술’은 지금의 인공관절 수술인 ‘관절 치환술’로 발전했다.

엄밀히 말해 존 찬리가 인공관절 수술에 성공한 신체 부위는 ‘고관절’이다. 존 찬리의 인공 고관절 수술이 성공한 이후 많은 다른 의사들이 집도한 고관절 수술의 성공률 또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시행한 무릎관절 수술은 고관절에 비해 마모와 감염 부분에서 성공률이 상당히 낮았다. 이후 해부학과 기계 및 재료공학의 수준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인공 무릎관절의 성공을 향한 돌파구를 찾게 되었다. 마모를 늦추는 소재와 무릎에 적합한 인공관절의 모양, 감염 등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인공 무릎관절 수술의 수준은 상당히 높아졌다. 현재는 고관절과 무릎관절에 이어 어깨관절, 팔꿈치관절, 손목관절, 발목관절까지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다.

‘인공관절 수술’, 즉 ‘관절 치환술’은 쉽게 말해 낡고 고장 난 자연관절을 대신해 새로운 관절, 즉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의 대상은 나이가 젊은 사람보다는 주로 나이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수명이 길어진 장수시대를 맞아 퇴행성관절염이 노인의 만성질환이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공관절 수술이 크게 성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인공관절 치환술은 노인의 경우와는 달리 젊은 사람들에게는 좀 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특별한 사고 등으로 인해 관절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젊은 사람들에게는 자연관절을 보존하는 치료나 재생치료가 더 바람직할 수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인공관절 수술’의 발전이 줄기세포 재생치료와 같은 ‘재생의학’의 시작과 발전을 이끌어냈고 지금은 함께 공존하면서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6백만 달러의 사나이, 스티브 오스틴처럼 큰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된다. 비록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놀라운 초능력을 가질 수는 없지만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내 몸의 일부가 된 ‘인공관절’로 인해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움직임도 자유로운 편이다. 무엇보다 극심한 통증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인공관절’ 수술 후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할 것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화하는 인공관절 이야기

더 이상 쓸 수 없는 관절을 새 관절로 바꾸는 인공관절
더 길어진 수명, 더 스마트하게 진화하는 인공관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인턴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수료
- 現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 現 대한정형외과 슬관절학회 정회원
- 現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교실 외래교수
- 現 연세사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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