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발명품 ‘인공관절’, 관절을 디자인하다

진화하는 인공관절 이야기

연세사랑병원/고용곤 원장

“세계적으로 널리 쓰일 수 있는 수술은 바로 관절 성형술일 것이다.”
인공관절 수술의 선구자, 존 찬리(John Charnley)는 자신이 개발한 ‘관절 성형술’이 훗날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렇게 예견했다. 존 찬리의 ‘관절 성형술’은 현재의 ‘관절 치환술’ 즉 ‘인공관절 수술’의 수술 방식과 절차를 만든 결정적 모태가 된다. 존 찬리는 인공관절 수술에서 ‘인공관절의 소재’가 수술 방식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린 의사이기도 하다.
이처럼 지금의 ‘인공관절 수술’이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시행할 정도로 가장 대중적인 수술 중 하나가 된 것은 모두 존 찬리의 공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인공관절’로 인해 새로운 삶의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어떤 발명품과도 비교할 수 없다.

‘관절’은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부위이다. 우리가 무릎을 구부리거나 걷고 뛰고, 어깨를 이용해 손과 팔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모두 관절 덕분이다. 그런데 이 관절이 부드럽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관절 안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활액’이 필요하다. 또 뼈와 뼈가 만나는 지점에는 ‘연골’이 뼈를 감싸고 있는데, 이는 충격을 흡수하는 일종의 쿠션 역할을 담당한다. 이것이 인체가 가진 자연관절의 구조를 간략하게 설명한 내용이다.

존 찬리는 ‘인공관절’을 개발할 당시 자연관절의 구조와 기능을 고스란히 구현한다는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다. 즉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수준에서 발전해 관절의 ‘완충작용’과 ‘윤활기능’을 매우 중요하게 고려했는데, 그것은 인공관절의 수명과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관절 수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19세기 초에는 손상된 관절에 돼지 방광이나 근막, 지방조직, 근육 등을 삽입시키는 성형술을 시행했다. 그러나 관절의 윤활기능과 완충작용을 해결하지 못해 통증 치료와 관절 기능을 복원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후 존 찬리가 엔지니어의 도움으로 관절면을 금속으로 만들고, 뼈 시멘트로 고정시킨 폴리에틸렌을 금속 관절 사이에 삽입했다. 고관절에 시행한 이 수술이 성공하면서 인공관절의 역사가 시작된 셈이다.

고관절에 인공관절을 삽입 및 시행한 존 찬리의 ‘관절 성형술’이 성공한 것은 관절에서 가장 중요한 완충작용과 윤활기능의 문제를 해결해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시켰기 때문이다. 존 찬리의 관절 성형술이 세계 정형외과의 관절 수술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고 평가하는 이유이다. 존 찬리가 개발한 ‘인공관절’의 모델은 아직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이룩한 존 찬리의 성공과 업적은 그가 일생을 바쳐 시행하고 연구한 수많은 경험이 축적된 결과이다. 뼈와 아크릴 본 시멘트의 접합, 환자 개인의 골절 결합 상태 조사, 수술의 효율성과 기법의 향상, 기술적인 부분과 소재에 대한 연구, 골절의 압박 고정 방법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경험과 발견들이 모여 ‘마찰이 적은 관절 성형술’을 개발하는 토대가 된 것이다. 특히 관절의 윤활기능을 위한 기계 엔지니어와의 협업은 ‘인공관절’의 성공에 필수적 요건이었다.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 내에 인공관절을 삽입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의 윤활기능’을 복원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존 찬리는 그러한 기능을 완수하기 위해 소켓의 재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관절 치환술의 소켓에 사용될 ‘미끄러운 물질’을 찾기 시작했다. 1960년경 PTFE(폴리 테트라 플루오로 에틸렌, 테프론)을 사용한 첫 수술은 만족스러웠으나 수술 후 1년이 지나 마모의 징후를 보였다. PTFE가 적합한 재료가 아닌 것을 확인한 존 찬리는 계속해서 다른 재료를 찾았고, 마침내 HMWP(High Molecular Weight Polyethylene, 고분자량 폴리에틸렌)의 잠재력을 발견했다.

1962년 11월, 존 찬리는 고관절에 HMWP 소켓을 사용한 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후 1년 동안 주의 깊은 관찰이 뒤따랐고, 5년 후가 지나도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존 찬리는 HMWP가 안전한 물질이라는 확신을 갖고 이 발견을 곧바로 발표한다. 이어서 다른 의사들이 그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한 존 찬리는 보철물과 소켓을 내장한 기계와 수술 전후의 고관절 장애 환자가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는 장치를 설계한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마침내 존 찬리는 마모가 더디면서 윤활기능을 완수하는 재료를 발견했고, 그것을 이용한 고관절 치환술에 성공했다. 이것이 바로 ‘인공관절’의 성공과 동시에 인공관절의 역사가 시작된 지점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화하는 인공관절 이야기

더 이상 쓸 수 없는 관절을 새 관절로 바꾸는 인공관절
더 길어진 수명, 더 스마트하게 진화하는 인공관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인턴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수료
- 現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 現 대한정형외과 슬관절학회 정회원
- 現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교실 외래교수
- 現 연세사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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