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염을 앞당기는 휜 다리

진화하는 인공관절 이야기

강남연세사랑병원/고용곤 원장

길을 걷다 보면 간혹 다리가 O자형으로 휜 사람을 볼 수 있다. 젊은 20대 여성과 60대 여성의 걸음걸이를 비교해보자. 20대 여성은 대개 무릎을 스치듯 걷지만, 60대 여성 중에는 무릎이 붙지 않고 바깥쪽으로 벌어져 다리가 둥글게 휜 상태로 걷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이처럼 휜 다리는 젊은 사람보다 50대 이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걷는 모습과 다리가 휜 정도를 보면 무릎관절의 상태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두 여성의 무릎을 엑스레이 사진으로 비교해보면 20대 여성은 뼈와 뼈 사이의 간격이 약 5㎜ 정도로 일정하지만, 60대 여성은 무릎의 뼈와 뼈 사이 간격이 좁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무릎 통증이 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는 이유로 현재의 상태를 방치한다면 이 60대 여성은 아마도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앞당기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뼈와 뼈 사이의 간격이 거의 맞닿게 될 정도로 연골이 마모돼 극심한 통증을 겪는다. 이렇듯 ‘휜 다리’는 연골의 마모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므로 이를 교정함으로써 퇴행성 무릎관절염의 진행을 막는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뼈와 뼈가 서로 맞닿으면 굉장한 통증을 느끼며, 걸을 때마다 통증이 더 심해진다. 이 경우 약물치료로는 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변해 무릎관절의 연골이 닳은 환자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이 최선이었지만, 현재는 휜 다리로 인한 연골 손상에도 ‘줄기세포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야 치료 효과가 있다. 치료 내용을 보면 먼저 휜 다리를 교정하고, 줄기세포 치료술로 연골을 재생한다. 특히 ‘제한적 의료기술’인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술의 경우 연골 재생은 물론, 관절 내 손상된 조직도 함께 치료함으로써 관절 기능을 좀 더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다.

‘O자형’ 다리, 안짱다리라고 부르는 ‘휜 다리’는 똑바로 가만히 서 있을 때 다리의 모양이 ‘O자’로 휜 상태를 말하는데, 양 무릎 사이 간격이 5㎝ 이상일 경우 ‘휜 다리’로 진단한다. 휜 다리는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다리 꼬아 앉기, 짝다리 짚기, 팔자걸음, 굽 높은 신발 착용 등의 잘못된 습관이 후천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휜 다리가 퇴행성 무릎관절염을 앞당기는 이유는 무릎에 가해지는 힘을 고르게 분산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휜 다리의 경우 몸을 움직이면 유독 무릎 안쪽에 하중이 많이 쏠려 바깥쪽보다 안쪽 연골이 좀 더 많이 닳게 되는데, 다리가 휘어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무릎 안쪽에 실리는 하중을 분산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자세부터 교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점점 다리가 휘면서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안쪽 연골에 집중되어 연골의 손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신발의 선택이 상당히 중요하다. 또한 골다공증이 ‘휜 다리’와 같은 뼈의 변형을 더욱 촉진하므로 평소 뼈 건강을 관리하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50대 전후 여성은 폐경이 다리 각도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폐경 이후 여성 중 관절염이 있는 환자의 무릎관절을 정기적으로 방사선 촬영해보면 ‘폐경’을 기준으로 여성의 다리 각도가 점점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폐경 직후 여성이라면 다리 모양과 걷는 모습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다리의 변형을 알아채지 못하다가 통증이 지속된 상태로 병원 검진을 하면 퇴행성관절염 중기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휜 다리의 교정 치료는 단순히 보기 흉한 것을 바로 잡기 위한 미용 목적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안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다리를 곧게 펴줌으로써 몸의 하중을 받는 무릎의 안정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다. 이는 무릎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킴으로써 통증을 감소시키고, 연골 손상을 최대한 줄여 관절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새롭게 떠오른 ‘줄기세포 연골 재생술’을 ‘휜 다리 교정술’과 함께 병행 치료하면, 손상된 연골의 재생을 도모해 인공관절이 아닌 자기 관절을 최대한 보존할 길이 열린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화하는 인공관절 이야기

더 이상 쓸 수 없는 관절을 새 관절로 바꾸는 인공관절
더 길어진 수명, 더 스마트하게 진화하는 인공관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인턴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수료
- 現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 現 대한정형외과 슬관절학회 정회원
- 現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교실 외래교수
- 現 연세사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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