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줄기세포 vs 타가 줄기세포

진화하는 인공관절 이야기

강남연세사랑병원/고용곤 원장

매년 꽃피는 5월이면 제주도를 찾는다는 70세, 67세의 노부부. 제주 바람 맞으며 시작하는 그들의 꽃길 여행은 벌써 7년이나 계속됐지만, 올해는 제주도를 찾는 대신 나를 만나러 왔다. 이유는 남편보다 3살 많은 70세 부인의 무릎 통증 때문이었다.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 지는 이미 4년이나 되지만, 지난해 9월부터 특히 내리막길을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마다 무릎이 더 아프더니 올해 2월부터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무릎이 콕콕 찌르면서 아프고 퉁퉁 붓기까지 하다고 한다. 방사선(X-ray) 검사로 확인한 결과, 오른쪽 무릎 연골은 아쉽게도 거의 소실되었고, 왼쪽 무릎은 안쪽 연골만 비대칭으로 닳아 있는 상태였다.

무릎 관절의 연골에는 신경세포가 없어 연골 자체의 손상만으로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즉 연골 손상이 생기면서 무릎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 주변 조직에 손상이 발생할 때 비로소 통증이 생긴다. 따라서 무릎 통증의 강도가 심해졌을 때에는 이미 연골이 많이 닳은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

이들 노부부에게 나는 골다공증 치료와 함께 연골 손상 정도와 범위가 심한 오른쪽 무릎에는 전체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을 권했다. 또 연골의 안쪽이 손상된 왼쪽 무릎의 경우 남아 있는 바깥쪽 연골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인공관절을 안쪽만 대체하는 부분 치환술을 하자고 했다.

그런데 노부부는 나의 소견과는 달리 줄기세포 치료를 선호했다. 사실 인공관절 수술보다 줄기세포 재생치료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기 관절이 아니라는 심리적 부담이 상당해 자신의 관절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노부인은 무엇보다 좋아하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 출국 검사대에서 ‘삐~이, 삐’ 하고 들리는 소리를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결국 70세의 노부인은 줄기세포 치료로 최대한 자신의 관절을 보존하는 길을 선택했다.

성인의 몸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는 각 조직마다 채 2~3%가 되지 않는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줄기세포가 줄어들고, 고령의 나이에는 줄기세포가 없다. 따라서 자신의 몸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로 무릎 연골을 치료할 경우 재생 효과는 개인마다 다르므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자가 줄기세포’와 ‘타가 줄기세포’다. 이는 말 그대로 내 몸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냐 혹은 타인의 몸, 즉 제대혈 줄기세포냐의 차이다. 먼저 ‘자가 줄기세포’는 자신의 골수와 지방에서 채취를 한다. 채취 후에는 곧바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치료에 사용하기 위한 ‘분화 전 단계인 세포’로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자신의 신체 부위에서 채취 및 분리한 것이어야 하는데, 자신의 지방 조직에서 추출한 줄기세포와 자신의 골수 조직에서 추출한 줄기세포가 있다. 이러한 줄기세포를 연골 조직에 투여하거나 주입해 손상된 연골 등의 조직을 재생하는 것이다. 

반면에 타가 줄기세포는 타인의 ‘제대혈’에서 분리한 것이다. ‘제대혈’이란 태반과 탯줄에 있는 혈액을 말하며, ‘타가 줄기세포’는 다른 사람의 제대혈에서 채취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다른 사람의 제대혈에서 채취 및 분리한 줄기세포를 손상된 연골에 주입해 건강한 연골세포로 분화할 수 있도록 만든 연골 재생 치료제다.

지금까지 자가와 타가 줄기세포에 대해 딱딱한 설명을 늘어놓은 이유는 환자의 입장에서 치료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하고 치료의 효과를 사전에 점검하라는 데 있다. 자신의 몸에서 추출한 자가 줄기세포는 거부 반응 등의 부작용이 없지만, 타가 줄기세포는 다른 사람의 것이므로 안전한 사용을 위해 임상 단계를 거친 ‘줄기세포 치료제’인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줄기세포 재생치료가 자신의 경우에 적합한 치료법인지 확인해야 한다. 현 단계에서의 줄기세포 치료법은 ‘연골 소실의 정도와 환자의 나이’에 따라 연골 재생 및 관절 기능의 회복 속도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즉 연골 재생 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손상 초기이거나 55세 이전의 환자에게는 줄기세포 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반면에 손상 범위가 크고 환자가 고령일수록 연골 재생이 쉽지 않거나 다소 더딜 수 있다.

그러므로 환자 입장에서 치료법을 선택하기에 앞서 사전에 충분한 정보와 관련 내용을 습득한 후 줄기세포 치료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주변 누군가의 치료 효과가 온전히 나 자신의 경우와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진화하는 인공관절 이야기

더 이상 쓸 수 없는 관절을 새 관절로 바꾸는 인공관절
더 길어진 수명, 더 스마트하게 진화하는 인공관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인턴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 수료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수료
- 現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 現 대한정형외과 슬관절학회 정회원
- 現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학교실 외래교수
- 現 연세사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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