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어느 정도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나?

척추질환, 알면 선택하기 쉬워요!

서초21세기병원/성경훈 대표원장

허리가 어느 정도 아파야 병원에 가야 할까? 굉장히 단순해 보이는 이 질문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면서 가장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다. 사실 통증이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정답이 없다. 예전에 ‘디스크 파열로 허리와 다리가 너무 아파 밤에 잠을 잘 수 없는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설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기사가 나온 것을 보니 대다수 의사가 ‘2주간 기다려 본다’는 의견을 낸 것에 놀란 적이 있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아프면 당장 병원에 가야 한다. 허리는 물론 다리까지 아파 걷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진통제 먹으며 2주에서 6주 정도 기다려 보고 호전이 없으면 그때 병원을 찾는다’는 조언은 의사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 생각한다. 걸어서 병원에 올 수 있었던 환자가 ‘지켜보라’는 무책임한 인터넷 조언과 진통제 처방으로 시간을 보내다 누워서 병원에 오는 경우를 많이 봤다. 

단순 근육통이 아닌 척추질환이 있어 허리 통증을 느끼는 것이라면 허리디스크든 척추관협착증이든 초기일 가능성이 높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비교적 쉽다. 허리디스크 초기에는 허리에 무리가 가는 활동을 하지 않는 등 조심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허리 통증이 다리나 골반 등으로 퍼지면 이미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다. 마비까지 가면 수술해야 하는 등 치료 또한 어렵고 힘들어지니 허리 통증이 느껴지면 병원에 가서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먼저다. 단순 근육통이라 해도 더 나빠지지 않으려면 내 상태에 맞는 올바른 생활요법을 추천받고 미리미리 허리 통증을 예방하는 게 좋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처럼 질병도 초기에 전문의 도움을 받으면 돈도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만 하다가 병을 키우는 이들이 많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음으로 이어질 질문은 아마도 ‘MRI를 꼭 찍어야 하는가’일 것이다. 많은 병원에서 매출을 위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남발하다 보니 이에 대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매우 많다. 진료 기본은 문진(問診)이다. 아파 보지 않은 사람은 최소한 아픈 통증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많이 질문하는 의사를 만나야 정확한 진단도 받을 수 있다. 충분한 문진 후 허리 통증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판단되면 정확한 병명과 병소를 파악하기 위해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 검사가 필요하다. 이미 병이 진행된 상태로 파악되면 피할 수 없는 단계이기도 하다. 얼마 전 보건복지부에서 내년부터 MRI 검사비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한다니 좋은 소식을 기다려보자.

의사 입장에서 좀더 중요한 것은 MRI 검사를 하고 안 하고가 아니라 이를 판독하는 능력이다. 최첨단 영상 진단 장비인 MRI를 찍었다고 해서 모두 같은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오진률이 40%에 이른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는데, 이는 다른 병원에서 찍은 MRI 자료를 가지고 우리 병원을 찾은 환자들만 봐도 얼추 맞는 수치다. 나머지 60% 환자도 치료법이 제대로 짝을 이루지 못해 차도가 없거나 재발해 우리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으니, 척추 질환은 참 어려운 병이다. 척추 질환은 감기와 다르다. 허리가 아프면 참지 말자. 특히 허리를 삐긋하는 등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느끼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척추질환, 알면 선택하기 쉬워요!

신경외과 전문의서, 대한민국 척추관절 전문병원 1세대 경영자로서 올바른 척추관절질환 치료와 병원 선택법 등에 대해 현장에서 채득한 정보들 위주로 풀어간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대한 신경외과학회 정회원
신경통증학회 이사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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