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과 번개가 만들어낸 소리 과학

김형태원장의 목소리컬럼

예송이비인후과/김형태 원장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얻게 된 목소리는 고대의 기록과 신화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에서 목소리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민족이 아멘호텝 2세 치하에서 노예의 삶을 살고 있을 때 하나님이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모세로 하여금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인도하게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구약성서의 모든 구절에서 하나님의 목소리는 ‘우렛소리’로 표현된다. 여기서 하나님 또는 신 같은 영적인 존재는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씀을 전할 때 자연적인 현상이나 초자연적인 소리를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말 천둥이 인간의 목소리와 같은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천둥소리는 대략 100Hz 내외의 낮은 주파수를 갖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는 굵고 낮은 남성 목소리의 주파수와 일치한다. 남성의 목소리 주파수는 대략 100~150Hz이고, 바리톤 남성의 목소리는 약 95~100Hz이다. 즉 신이 남성이고, 신의 음성이 천둥소리로 묘사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천둥소리의 또 다른 특징은 공명현상이다. 번개가 발생한 상층부의 충격파는 옆과 아래의 구름으로 전달되는데, 이때 각 층에 형성된 구름의 밀도 차이가 음파 진동의 변화를 초래하며 다양한 공명 현상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상층과 하층의 온도 차는 음파의 전달 속도에 영향을 미쳐 다양한 소리와 운율이 만들어진다.

고대 구약성서를 기록한 히브리어는 학문적인 언어가 아닌 운율과 리듬의 언어였다. 히브리어는어휘가 단순하고 시제가 간결하며 형용사나 동사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히브리인들은 오랜 고난의 세월을 겪으며 고대의 사실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쉬운 방법으로 기록을 남기려 했을 것이다. 구약성서는 운율에 따라 기록되어, 단순한 언어 구조와 단어를 사용해 기억하기 쉽고 구전에 의해 쉽게 전달될 수 있어, 내용의 훼손 가능성도 적었다. 그러므로 짐작하건대 천둥소리의 리드미컬한 진동과 공명의 변화는 히브리어로 표현하기에 적합했을 것이다. 천둥소리는 그들에게 충분히 ‘목소리’가 될 수 있었으며, 모세가 “천둥 번개 속에서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었다.” 라는 구약성서의 기록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영역은 대략 20~2만Hz다. 천둥소리의 약 10%는 20Hz 이하의 초저주파수 소리이며, 이는 주로 동물들이 교류하는 소리 영역에 속한다. 이 소리는 인간이 소리로 감지하지는 못하지만 청각기관의 미세한 진동을 유발해 마치 성당 안에서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듣는 것처럼 신비로움과 경외감을 준다. 천둥, 번개가 치는 밤 두려움에 떨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도한 초저주파수 소리는 신경계 마비뿐만 아니라 감각기를 자극해 구토와 어지럼증도 유발시킬 수 있어 한때 무기로 개발되기도 했다.

이렇듯 천둥소리는 동물들과 소통할 수 있고 인간을 경외감 속에 빠뜨려 무력하게 만들 수도 있는 영역의 소리다. 따라서 이러한 소리를 신의 목소리로 표현한 것은 매우 사실적이며 과학적이라 할 수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형태원장의 목소리컬럼

외모보다 더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목소리의 모든 것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전문의 / 의학박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부교수
현 예송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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