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받은 약을 구입할 때 약사 말을 꼭 들어야 하는 이유

헬스조선 약사칼럼

서울시약사회/김형선 약사

 몇 년 전 필자는 국내 한 제약회사의 안전관리책임자로 일을 했다. 어느 날, 크론병(만성염증성장질환)을 앓고 있는 10대 청년이 우리 회사가 판매하는 의약품 중에 면역억제제인 아자치오프린(Azathioprine)을 처방받아 복용한 뒤, 부작용으로 인해 학교에 못가고 일상생활을 전혀 못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환자의 삼촌이었는데, 다짜고짜 나에게 물어내라고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자세한 전후 사정을 듣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www.drugsafe.or.kr)에 약물유해반응 보고를 하는 것이었다. 약물유해반응이란 ‘의약품 등의 투여, 사용 중 발생한 바람직하지 않고 의도되지 않은 이상 사례 중 해당 의약품과의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반응’을 말한다.

보다 적극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처방을 내린 병원, 약을 조제한 약국 등 여러 기관에 알아보았지만 필자가 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 때 그 삼촌이 한 동안 매일 전화로 괴롭혔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 친구 언니가 미간 주름에 보톡스 주사를 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해도 될지 물은 적이 있다. 보톡스는 보툴리눔 독소가 주 성분인 주사로, 거의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 또한 이미 여러 차례 시술을 받은 경험이 있어 자신 있게 추천해 주었다. 그런데 그 언니는 거의 없다는 보톡스 부작용으로 현재 고생하고 있다. 얼굴에 부작용이 나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이 있다고 한다. 내가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 후회하고 또 후회하였다.

모든 의약품에는 이처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이론적으로는 “의약품으로 인한 이익이 부작용을 상회할 때 복용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환자들은 약사가 약을 조제해 주면서 “하루 세 번 밥 먹고 드세요”라고만 한다고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약사 입장에선 환자들이 “빨리빨리 약 주세요”라고 재촉하면 오래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처방전에 의한 조제약의 경우 약사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할 수 없지만, 약사들은 의무적으로 복약지도를 하게 되어 있다. 의약품의 명칭, 용범, 용량, 효능과 효과, 보관 방법, 부작용 등등의 정보를 제공하게 돼 있다. 일반 약의 경우엔 구매자가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환자들이 지불하는 조제료에는 일정 부분 복약지도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환자가 약사의 복약지도를 놓치면 안 되는 이유이다.

 임상시험 참여자들은 동의서에 서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된다. 또한 부작용 발생 시에 적절한 조치를 받게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임상시험에 발생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 등록은 권고 사항일 뿐 필수 요건은 아니다. 이는 임상시험에 참여하기에 앞서 본인 스스로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자기치료(Self treatment)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물론 본인의 질병을 스스로 공부하고 치료법에 의견을 갖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일반인보다는 조금이라도 약사가 의약품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 물어보는데 돈이 드는 것이 아니라면, 본인이 복용하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한번쯤 더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
“술 드시고 약 드시면 안돼요~”하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지켜야 할 지침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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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약사 프로필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박사 수료,
SUNY Buffalo, 예방의학과 보건학석사(역학 및 생물통계),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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