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먹는 약에 치매 증상 유발 성분 있다

헬스조선 약사칼럼

서울시약사회 학술위원장 /김예지 약사

명절 연휴의 한가한 틈을 타서 오랜만에 단짝이었던 영미와 수다를 떨었다. 영미와 학창시절 늘 붙어살다시피 했고, 영미 엄마는 나를 딸처럼 챙겼다. 졸업 후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자연히 소식이 뜸해졌다. 영미 엄마의 근황을 물으니 요즘 치매가 오는 것 같다고 했다. 85세의 고령이시고 여러 가지 약을 드신다는데, 혹시 약 때문에 치매 증상처럼 나타나는 건 아닐까 의심이 되어 엄마가 드시는 약을 사진 찍어 보내라고 했다. 아니나다를까. 치매 유사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이 2가지나 들어 있었다. 담당 의사와 상의해서 약을 조정했더니 치매증상이 훨씬 나아졌다고 했다.

노인 대부분은 많은 약을 드신다. 잠이 안 와서, 빈뇨 때문에, 불안해서, 알러지 증상 때문에, 그 밖의 여러 이유로 ‘항콜린’ 작용이 있는 약물을 많이 드신다. 이런 약물은 인지장애를 일으켜 노인들에게 치매 유사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항콜린계 약 뿐 아니라 항우울제, 1세대 항히스타민제, 항불안약, 항전간제, 스테로이드, 일부 수면제, 항암제, 파킨슨 치료제, 마약성 진통제 등도 치매 유사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전문약 뿐 아니라 우리가 약국에서 자주 사먹는 일반약이나 건강기능식품에도 치매 유사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노인들은 간장 기능이 약해져 약물대사 효율성이 떨어지고, 신장기능 저하로 약물 배설이 잘 되지 않아 약물이 몸 속에 축적되기도 한다. 건강상태가 나쁘거나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어르신에게서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할 수 있으니 치매 유사증상이 나타나면 전문가와 상담하여 먼저 드시고 있는 약부터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어르신이 갑자기 인지력이 떨어진다고 느껴지면 치매의 전조현상이 될 수 있으니 인지력 검사를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은 보건소에서 60세 이상 노인에게 치매검사를 무료로 해주므로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하면 된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치매체크 어플을 다운받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르신께서 새로운 약을 복용하게 될 때에 미리 인지력 검사를 해보고 약 복용 후 인지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경우 의사 선생님과 상의해서 같은 계통의 인지력 저하가 덜한 다른 약으로 교체하는게 좋다.

우리나라의 치매유병률은 증가 추세에 있다. 2012년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08%(환자수 52만2천명)이고 2030년에는 두 배 이상 증가하여 113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0세 이상의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 치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매는 치료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복용하는 약물들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상당수의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차제에 약물로 인한 치매유발 가능성에 대한 역학조사도 필요하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 유지도 중요하다. 손과 발, 머리를 많이 쓰고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꾸준한 걷기는 크게 도움이 된다. 독서 등 활발한 두뇌 활동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기저질환을 잘 조절하고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대사성 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낙상을 예방하고 머리에 외상을 입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치매 발병률이 더 높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가급적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 심하지 않은 통증에는 마약성 통증제 대신 타이레놀, 세레브렉스, 해열진통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 먹는 식품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신선한 제철 채소와 과일, 특히 산딸기, 블루베리 등 베리류가 좋다. 콩류와 된장은 뇌세포의 회복을 도와주는 레시틴과 두뇌의 노화촉진을 억제하는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다. 카레와 강황의 성분인 ‘커큐민’은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인 뇌에 축적되는 독성 단백질을 분해한다. 등푸른 생선이나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DHA가 다량 함유된 식품도 좋다. 견과류는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고 뇌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과 비타민 B군을 풍부히 담고 있다. 치매 예방에 해로운 식품으로는 흰 빵, 흰 쌀밥, 백설탕, 파스타 등 정제된 식품들이다. 가공식품이나 소시지, 햄, 가공치즈, 살라미, 라면, 인스턴트 식품 등이 역시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술, 담배, 트랜스 지방이 많은 식품 등 통상적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인식되는 식품들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Reference
1. 치매 체크 어플: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kr.co.inergy.selftest&hl=ko
2. Jennifer Confer, Kimberly M. Tzintzun, Alzheimer's Disease Overview and Pharmacologic Treatment, US Pharmacist. January 1, 2015
3. Donna M. Definition of Drug-Induced Cognitive Impairment in the Elderly. Medscape 2017.. http://www.medscape.com/viewarticle/408593_5
4. Nutrition and Dementia: Foods That May Induce Memory Loss & Increase Alzheimer’s. January 2, 2014. Alzheimer.net. http://www.alzheimers.net/2014-01-02/foods-that-induce-memory-loss/
5 Alzheimer’s Australia dementia research foundation. The MIND diet: another approach to dementia risk reduction. 2015. April 01. https://www.google.co.kr/search?q=food+good+for+dementia&biw=1280&bih=609&source=lnms&tbm=isch&sa=X&ved=0ahUKEwjFveOVpNDRAhVFyLwKHefjAMQQ_AUIBigB#imgrc=b83kK-52Yu8GfM%3A
6. John M. Starr. Drug-Induced Dementia, Incidence, Management and Prevention. Drug Safety
November 1994, Volume 11, Issue 5,  pp 3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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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약사 프로필

-헬스조선 약사 자문위원
-서울시약사회 학술위원장
-대구가톨릭대학교 외래교수
-미국 약사
-미국 임상 전문약사(BCPS)
-아시아약학연맹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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