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 득음의 훈련 과정을 바꾸다

김형태원장의 목소리컬럼

예송이비인후과/김형태 원장

시대와 사회 계층,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목소리는 다르다. 그 목소리는 쉽게 바뀌지 않지만, 음악에서는 예외다. 일례로 초기의 힙합은 사회적인 반항 의식과 공격성을 드러내며 즉흥적으로 뱉던 말이었다. 이것이 점차 대중화되며 정치적이며 사회 비판적인 문화로 발전했다. 단순하게 내뱉던 단어 나열이 연속적인 리듬을 갖게 되고 음악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지금의 팝 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이다.

목소리의 변천과 발달은 전통 음악인 국악에서도 나타나는데, 그중에서도 소리가 독특한 것이 판소리다. 판소리는 민족의 애환과 삶을 그대로 담고 있는 전통 음악인데 이러한 전통은 음색에서도 엿볼 수 있다. 판소리에서는 거친 ‘수리성(쉰 목소리와 같이 껄껄하게 나오는 소리)’과 거칠면서도 최상성에서 맑은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을 ‘천구성’이라고 하는데, 이를 가장 좋은 성음으로 인정하고 있다. 판소리의 수리성과 천구성은 득음의 과정에서 터득하게 되는 성음으로써, 이 소리의 음색과 이를 표현하는 능력이 판소리의 핵심이다.

하지만 판소리에서 득음의 과정은 의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정상적인 성대에 있어서는 안 되는 성대 질환을 만드는 과정이다. 명창들은 고난과 시련을 거쳐 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성대를 혹사시켜 소리를 빚어낸다. 성음을 얻기 위해 성대는 오랜 시간 강한 마찰과 접촉을 하는 과정에서 성대 점막의 허물이 벗겨지고 아물기를 반복하고 출혈이 생기면 피를 토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피를 토하는’ 과정을 겪고 나서야 단단한 성대 결절이 생기고 성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득음은 단단하고 영구적인 성대 결절을 갖게 되는데 이는 일반인들의 성대결절과 큰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성대결절은 목소리의 오남용으로 인해 성대 점막이 두꺼워진 것으로, 갑자기 운동을 많이 해서 생긴 굳은살과 같기 때문에 자연 회복이 가능하고 잘못된 발성 패턴만 고쳐도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득음 훈련 과정 중에 적절한 모양의 성대결절이 생성되지 않고 잘못 만들어지거나, 성대 상처가 심해져 성대 맨 아래층이 굳어지게 되면 ‘떡목’이 되어 목소리를 잃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적절하고 알맞게 성대결절이 생성되었을 때 득음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대 의학에서 판소리 득음 과정은 적합한 성대결절 생성, 특정 후두근육 강화를 위한 수련을 의미한다. 자신의 후두와 성대근육의 능력에 맞는 훈련을 통해 득음을 하는 것이다. 각 노래의 장르마다 발성 패턴에는 차이가 있듯이, 음악을 전공하고자 하는 이라면 자신이 그 장르에 적합한 후두와 성대근육 및 발성 패턴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검사를 해보는 것이 우선이다. 그다음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중심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음악도 운동처럼 과학적인 진단과 훈련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형태원장의 목소리컬럼

외모보다 더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목소리의 모든 것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전문의 / 의학박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부교수
현 예송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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