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투박한 음식도 먹는 습관 들여보세요

헬스조선 약사칼럼

우리약국/정지윤 약사

생후 25개월 된 아이의 어머니가 "약사님, 저희 애가 밥을 너무 안 먹어요. 밥 잘 먹게 해주는 영양제를 주세요"라고 요청했습니다. 아이의 영양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상담을 해보니 그 때까지 젖병으로 하루에 네 번, 200㎖씩 분유를 먹고 있었고 어머니는 성장에 문제가 생길까봐 분유를 끊기가 겁난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아이가 밥을 잘 안 먹는다고 호소하는 어머니들과 상담을 하면 아이가 적은 노력으로 포만감을 느끼도록 했다거나, 씹기 싫어하니까 안 씹어도 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계속 주는 바람에 아이의 성장 단계와 맞지 않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간의 진화적인 측면에서 보면 자연적으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들이 현대사회가 주는 편안함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죠.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의 다니엘 리벌만 교수는 자신의 저서 '인체 이야기(The story of the human body)'에서 "현대인은 투박하고, 거친 음식을 먹던 구석기인들에 비해 너무 부드럽게 가공된 음식들을 먹는 바람에 치아는 점점 작아지고, 턱도 짧아지고, 얼굴도 더 작아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오랜 시간동안 몸이 충분히 적응하는 자연적인 선택을 통해 전달되는 생물학적 진화라기 보다는, 산업화 이후 몇 백 년 사이에 급속히 변화한 환경과 유전자 사이에 일어나는 '문화적 진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리벌만 교수의 주장처럼 문화적 진화가 생물학적 진화보다 우리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부모가 제공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생활습관이나 음식 등의 '환경'이 자녀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 확실한 해결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들의 노력을 통해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바람직한 문화적 진화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간략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음식은 삶거나 찌는 방법으로 만드세요. 구석기 시대에는 기름(지방)을 얻기가 어려워서 지방은 무조건 몸에 저장하도록 우리 몸이 설계돼 있습니다. 따라서 기름 섭취가 많은 현대인에게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건강을 위해 식용유를 없애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주부들이 당황할 것입니다. 식용유를 전혀 먹지않는 방법이 건강엔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가능하면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요리법으로 조금씩 바꾸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액상과당이 든 제품은 가급적 피하세요. 액상과당은 과당이 반 이상 포함된 단맛이 나는 액체로,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론 혈당을 높이고, 간으로 가서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설탕보다 값이 싸고 단맛도 강해서 상당수의 제품에서 설탕을 대체했기 때문에, 식품 구입시 함유 성분을 항상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가능하면 거칠고 투박한 음식을 먹이세요. 쉽지 않은 일이라서 어린 시기부터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감자나 고구마, 사과 등을 껍질째 먹는 노력부터 시작하면 이후에는 아이들이 조금 거친 음식도 겁없이 도전하게 됩니다.

위의 내용은 누구나 필요성을 알면서도 매일 꾸준히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자손에게 유전돼 '문화적 진화'의 순환 고리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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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약사 프로필

우리약국 대표약사
차의과학대학교 통합의학대학원 푸드테라피학과(석사)
㈜ 한국여성건강연구소 이사
차의과학대학교 통합의학대학원 강사
대한임상푸드테라피협회 건강기능식품 강사
청소년 약 바르게 알기 강사
자연영양연구회 정회원
前 한국얀센 마케팅, 메디칼부 근무
前 ㈜ 제이팜 메디칼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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