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선천적으로 목소리를 인식할 수 있을까?

김형태원장의 목소리컬럼

예송이비인후과/김형태 원장

태아가 뱃속에서 들었던 익숙한 목소리를 출생 후에 들으면 이에 대한 반응하는 것처럼 인간은 태아기부터 부모의 목소리를 듣고 느낄 수 있으며 감정을 공유한다. 그렇다면 인간이 목소리를 인식하는 기능은 출생과 더불어 갖고 태어나는 것일까?

생후 3개월 된 유아의 언어 지각 능력에 대해 알아보고자 유아들에게 여성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침묵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유아들의 뇌 활동을 관찰한 결과, 유아들은 소리 자극이 있을 때 양쪽 측두엽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소리의 자극이 있을 때 성인과 같이 뇌의 성장이 완전히 이루어진 후에 나타나는 좌측 뇌의 활동이 유아들에게 동일하게 나타나면서, 신생아들도 성인과 같은 언어 인지능력을 갖출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으며 자극과 함께 이 기능이 촉진되고 성장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인간은 목소리를 듣고 그 소리와 의미를 인식하는 것은 사회적 인식기능(social perception: 목소리, 음정, 표정의 인식)에 의해 이루어지며, 사회적 인지기능(social cognition: 마음, 심성의 인지)은 목소리를 인식한 후 의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목소리 인식에 장애가 생기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고 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과정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실제로 자폐증 환자의 뇌가 인간의 목소리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연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정상적인 사람들이 50% 이상이 사람의 목소리를 식별할 수 있었던 반면 자폐증 환자 그룹은 단지 8.5%만 식별이 가능했다. 이는 자폐증 환자가 사람의 목소리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목소리를 인식하는 대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자폐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따라서 만약 신생아 때 뇌 구조의 이상을 찾아내고 조기에 커뮤니케이션 치료를 시행한다면 자폐증을 치료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목소리에 실린 감정은 억양이나 강세에 의해 주로 나타나며, 소리의 크기와 높이, 길이에 따라 달라진다. 대뇌는 언어적 운율과 감정적 운율을 전체적으로 통합하여 목소리를 인식하고 그 속에 담긴 감정적인 요소를 인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정서적 교감과 같은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사고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현대 과학은 목소리에 포함된 감정과 정서적인 특성을 밝혀내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고 있어 조만간 목소리에 담긴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정신세계까지 예측할지도 모른다. 다만 목소리 인식 기술이 발전할수록 천상의 목소리에 대한 신비로움도 함께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스럽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형태원장의 목소리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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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전문의 / 의학박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부교수
현 예송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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