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약과 독약을 오가는 인간의 목소리

김형태원장의 목소리컬럼

예송이비인후과/김형태 원장

호감을 주는 목소리는 정서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최면이나 유혹과 관련된 능력일 수도 있다.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는 소리로 사람의 마음뿐만 아니라 사람을 조절한다. 동화 속 이야기지만, 소리로 동물과 사람을 유혹하는 것은 현실에서도 가능하다. 하모닉스가 풍부한 저음의 주파수와 공명, 저음역에 두드러진 에너지의 분포는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어 상대의 말에 복종하게 된다. 이때 최면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최면을 위한 목소리의 요소 중 하나는 강도이다. 최면에 걸리려면 유도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목소리가 너무 작으면 듣는 사람의 집중력이 높아져 심리적 이완을 방해한다. 두 번째는 목소리의 주파수와 화음이다. 최면 상태에서 목소리를 따라 가야 하기 때문에 목소리만으로 강한 신뢰와 안도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중저음의 목소리와 화음이 풍부해 맑게 진동하는 목소리를 만들어야 한다. 최면에 효과적인 목소리는 느린 듯하면서도 분명하며, 차분하고 깨끗한 목소리여야 한다.

미국의 예일대학에서 목소리의 성별에 따라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남녀로 구성된 참가자들에게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를 모두 듣게 한 후 대뇌활동을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남성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언어 중추가 있고 논리적인 생각을 주로 하는 왼쪽 뇌에서만 대뇌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반면,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 경우에는 왼쪽 뇌와 유혹에 빠지게 하는 감성중추가 있는 오른쪽 뇌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목소리가 감성을 자극해 호감을 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한 실험이다. 이러한 차이는 생물학적 차이가 아니라 감정적인 요소에 의해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실험은 목소리의 음성학적인 요소가 감정적인 면을 자극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모든 감성의 표현은 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페로몬이 일부 포함된 테스토스테론은 상대방을 유혹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목소리의 톤과 음색을 조절한다. 목소리에 실린 감정적 요소는 그 사람의 정신과 인성을 보여준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정이 전제되어야만 매혹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목소리로 그 사람의 심리적, 정신적, 감정적인 상태를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쥐와 어린이들을 유혹하기 위해 ‘피리’라는 도구를 사용했듯이 인간의 목소리로도 가능하다. 단, 의로운 일에 쓰였던 피리 소리가 악한 마음으로 사용됐을 때 재앙이 왔듯이, 목소리 역시 숭고함으로 채워질 때 선하고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로 향할 수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형태원장의 목소리컬럼

외모보다 더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목소리의 모든 것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전문의 / 의학박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부교수
현 예송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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